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배현전 전 MBC 앵커를 “들개처럼 조련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6·13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면서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동물이 바로 들개였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와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별명이 들개다. 들개 조련사로서 배현진을 조련해서 반드시 6.13 선거에 꼭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성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배현진 전 앵커를 들개로 조련해서 뭘 하겠다는 것이냐”며 “국민이 주인인 줄 모르고 언론 탄압 피해자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할 것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오후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를 살육이 판치는 싸움터로 비유하는 혐오스러운 발언”이라며 “이에 질세라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정상적으로 수사하는 경찰에게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쏟아냈다. 성실히 근무하는 경찰 전체를 능욕한 명예훼손이자 공권력을 폄하하는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열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한 북한 고위급 대표 방남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열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한 북한 고위급 대표 방남 저지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민주평화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개’ 발언은 도가 지나치다며 품격을 회복하라고 당부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은 “정쟁을 위해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을 미친개로 모독하고, 자당의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로 공천하려는 인사를 정당의 들개로 키우겠다는 발언을 쏟아내는 한국당 의원들의 표현에 한탄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그런 말을 쓰면 자기 자신이나 소속 당이 똑같이 그런 대접을 받게 된다는 것을 몰라서 그러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국당은 “들개 정신은 잘못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우리 당의 정신”이라면서 되레 “들개에게 물려본 적이 있느냐”고 더욱 압박했다.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가 말한 들개는 협치를 내치고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에 골몰하는 당신들을 국민 앞에 꿇리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며 “그 처절한 민주주의 전쟁을 위해 의원 후보를 맹렬히 교육하겠다는 것이 무엇이 못마땅해 제1야당 원내대표를 인신공격하느냐”고 반발했다.

한편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1월18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좌파민주주의에 함몰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그날이 바로 6·13 지방선거”라며 “나는 원내 사령탑으로 지방선거 필승을 위해서 국회에서 들개처럼 싸우겠다”고 말했다. 1월29일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한국당을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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