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2일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4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으며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도 수감된 상태임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3년 만에 동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동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3월14일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3월14일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재임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의 뇌물, 350억원대의 횡령 등 십수가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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