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인재영입 1호’로 인천송도토착비리를 알린 공익신고자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을 영입했다. 이날 정대유 전 차장이 바른미래당에 입당했으나 정치권의 관심사는 안철수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였다.

안철수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제가 아직 출마를 결심한 것도 아니다”라며 “또 결심을 한다고 해도 무슨 양보를 받아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계속해서 안 대표의 출마를 미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은 당분간은 인재영입 발표를 연달아 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안 위원장의 ‘셀프 공천’이 언제쯤 이뤄질지가 관심이다.

▲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1호 인재영입 인사인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1호 인재영입 인사인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위원장은 정대유 전 차장을 소개하며 “지방정부는 지방 토호세력과 결탁하면 비리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며 “최근까지도 인천 송도·부산 엘시티 등 대형비리사건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매우 중요한 자질인데,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으로 인천 송도 비리의혹을 제기한 정대유 씨가 제 옆에 있다”면서 “부정부패에 맞서서 정의를 바로세울 깨끗한 인재”라고 소개했다.

정대유 전 차장이 고발한 인천송도6.8공구 개발비리의혹은, 안상수(자유한국당)·송영길 전 인천시장(더불어민주당)과 유정복 현 인천시장(자유한국당) 임기에 걸쳐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와 특혜성 사업계약을 체결하고 토지 33만여㎡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검찰이 전·현직 시장 3명이 포함된 7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모두 불기소 처분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선 제기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이 이 사건을 내부 고발한 정대유 전 차장을 영입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한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위원장은 정 전 차장 영입 의미를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연결했다. 안 위원장은 “이 사건에는 전·현직 인천시장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그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 책임이 있다 보니, 양쪽 모두 쉬쉬하고 돕는 데만 급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대유 전 차장은 20일 바른미래당에 평당원으로 입당했다. 그는 “제가 경제자유구역청 차장 겸 청장(권한대행)으로 있을 때 내부고발자로서 이 비리를 폭로했지만 직업공무원 신분상 한계가 있었다”며 “직업공무원 신분을 청산하고 본격적으로 시민의 재산 찾기에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자 안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MBC ‘양지열의 시선집중’에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지금 제가 아직 출마를 결심한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또 결심을 한다고 해도 제가 무슨 양보를 받아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나오게 되면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장직을 양보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박 시장이 안 위원장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양보론’에 대한 언급이었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해 8월31일에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제가 지금 셀프공천 식으로 서울시장에 나가겠다고 하면 서울시장의 꿈을 가진 많은 인재들을 어떻게 영입하겠나”라고 선을 그은 적 있다.

20일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밝히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이미 안철수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판단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안철수가 선거 나오면 한참 떨어지는 3등일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18일 “제가 출마할까봐 무섭다는 발언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 것도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안 전 대표 측근은 “안 위원장의 시장 출마는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강남 3구 구청장 후보 물색이기 때문에 후보들을 찾으면 다 함께 출마를 공식화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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