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1년이 되는 오늘 정치권은 일제히 탄핵의 의미를 되짚어보자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현실은 1년 전보다 엄혹하다”며 “탄핵 전보다 국민갈등이 깊어졌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10일 자유한국당은 ‘탄핵 1년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보수 진영의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정권을 바꾼 국민들의 냉정한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말하면서도 “수많은 고통 속에 이뤄진 탄핵 이후, 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이 탄핵 전보다 무엇이 더 나아졌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작년 5월 문재인 정부는 새정부 탄생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처럼 떠들었지만, 실제 대한민국의 현실은 1년 전보다 더 엄혹하고, 국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현정부를 비판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도 자유한국당은 “정부는 천안함 폭침의 전범인 김영철의 방남을 허용했고, 거짓말을 일삼는 북 김정은의 가짜평화 약속과 장밋빛 전망에 들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는 ‘내 뜻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며 끊임없이 국민을 편 가르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탄핵 전보다 깊어진 국민 갈등을 치유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임을 국민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발표했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 보다는 낮은 수위의 정부 비판을 내놨다. 바른미래당은 “탄핵 과정은 평화로웠으며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깊이 뿌리내린 민주주의를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오늘 대통령 탄핵 1년을 맞아, 지난 탄핵의 과정에서 차가운 광장을 가득 매웠던 뜨거운 함성이 지금의 정부를 통해 그 바람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볼 때”라고만 발표했다.

▲ 2017년3월11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이후 마지막 박근혜퇴진촛불집회 풍경. 집회가 끝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때  한 시민이 광화문 벽에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글귀를 빛으로 띄우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017년3월11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이후 마지막 박근혜퇴진촛불집회 풍경. 집회가 끝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때 한 시민이 광화문 벽에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글귀를 빛으로 띄우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탄핵 이후에도 ‘적폐’로 남아있는 세력들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선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사유로 인정한 최순실에 대한 국정개입허용과 권한남용, 미르 K재단 출연에 대한 직권남용과 강요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태도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은 촛불국민의 명령인 정당한 적폐청산 작업조차 ‘정치보복’이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국정농단 세력의 태도를 보고 있자면 도대체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 것인지 암담해 진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보다 정치권에 남아있는 관련 정치세력을 비판했다. 정의당은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박 전 대통령과 달리,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농단을 방조했던 적폐 세력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우리 삶을 지배해온 낡은 지배 질서, 어긋난 권력을 바로 잡는 작업은 탄핵 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특별히 여성차별 역시 적폐 청산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권력이 시민의 주권 위에 군림하거나, 민주주의를 짓밟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특히 가장 폭력적 질서인 여성차별을 해소하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존엄 받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탄핵과 촛불이 우리에게 부여한 시대 사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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