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5시5분 경 은색 중형차량 쏘렌토를 타고 서부지검 입구에 도착했다. 안 전 지사는 차에서 내린 직후 이열 종대로 선 취재진 및 경비원 사이를 지나 서부지검 입구 앞 포토라인에 섰다.
안 전 지사는 포토라인에 선 후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안 전 지사는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라며 “그리고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이어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앞으로 검찰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죄송합니다, 국민여러분.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셨던 많은 사랑과 격려에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자신을 활빈단 소속으로 밝힌 시민 홍정식(67)씨는 안 전 지사를 향해 준비해 온 피켓을 꺼내 들고 고성을 질렀다. 홍씨가 펼친 피켓엔 ‘#MeToo’ ‘#WithYou’ ‘여비서 성폭행 충남도지사’ ‘안희정 철저수사 엄벌’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안 전 지사가 입장 발표를 끝내자마자 그의 양 옆에 선 취재진 4명은 “피해자의 말이 전부 맞느나”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안 전 지사는 이에 “앞으로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입구로 향했다. 취재진이 “자진출석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으나 안 전 지사는 대답하지 않고 오후 5시10분 경 서부지검 건물로 들어갔다.
취재진은 이밖에도 ‘또 다른 피해자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한 후 또 성폭력을 가한 이유’ 등의 질문을 준비했다.
이날 서부지검에 모인 취재진 및 시민들은 대략 300여 명에 달했다. 사진·촬영기자를 제외한 취재기자만 50여 명이 넘었다. 취재진이 안 전 지사의 가슴께에 댄 녹음용 마이크는 약 30개 였다.
안 전 지사를 비난하던 시민들은 그가 검찰청으로 들어간 후에도 10여 분 가량 욕설을 하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홍씨는 “딸 가진 부모로서 너무 화가 나서 여기 왔다”며 사진·촬영기자들을 향해 피켓을 반복해서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