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영상 제보자들을 삼성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을 받는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을 14일자로 ‘타워사업국’ 인사 발령을 내렸다. 대신 기획조정실장 자리엔 호준석 YTN 앵커(현 앵커실장)를 앉혔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삼성 브로커’ 행위로 지탄받고 있는 류제웅 기조실장 때문에 자신의 입지가 불안해지자 잠시 타워사업국으로 피신시켰다”며 “발령 날짜인 14일은 YTN 이사회 다음날인데 이는 이사회까지 최남수 안착을 위해 기조실장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 사진=이치열 기자
▲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 사진=이치열 기자
이상순 기획조정실 법무팀장을 경영지원실장으로 발령한 것도 논란이다. 이 팀장은 최 사장의 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 팀장에 대해 “법무팀장이라는 지위를 망각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노조에 대한 공격과 음해에 몰두하던 인물”이라며 “이런 사람을 자리까지 억지로 늘려가며 ‘실장님’으로 만든 건 현재 상황을 조금이라도 풀려는 노력 대신 노조와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켜 노조 탄압을 자행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호 앵커 역시 2013년 평강제일교회의 ‘나라사랑 웅변대회’ 진행을 맡아 “사실 반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가치”라며 “이 당연한 얘기를 지금까지 쉬쉬해야 했던 분위기가 잘못된 것이다. 제가 알기론 반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통합진보당 밖에 없다.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호 앵커는 이 행사에 참여한 이인호 전 KBS 이사장에 대해 “한국 지식인 사회의 양심, 등불이라고 부르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한다”며 “평생 역사학자이셨다. 이인호 교수님께서 오늘 (웅변대회) 심사위원장 맡아서 애쓰셨다”고 평가했다.

▲ 평강제일교회 장로인 호준석 YTN 앵커(왼쪽)는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회를 맡아왔다. 사진은 2014년 열린 제8회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진=평강제일교회 유튜브)
▲ 평강제일교회 장로인 호준석 YTN 앵커(왼쪽)는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회를 맡아왔다. 사진은 2014년 열린 제8회 나라사랑 웅변대회. (사진=평강제일교회 유튜브)
논란이 일자 호 앵커는 사내게시판에 “‘반공’은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공산주의 정권인 북한의 세습 독재에 반대한다는 뜻”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은 건국 이래 여야 모두의 공통분모다. 반공은 우리 사회의 깃발은 아닐지언정 우리 사회의 토대임에는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 YTN지회는 “YTN 앵커가 반공웅변대회 사회를 본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그 발언 내용도 지나치게 편향되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일회성도 아니고 수년간 진행돼 온 점으로 미뤄 YTN 앵커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직결될 우려가 높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8일 성명에서 “이번 최남수씨의 인사는 회사의 경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한 ‘친위대 구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① : YTN 호준석 앵커 “반공은 대한민국 기본 가치”]
[관련기사② : YTN 호준석 ‘반공’ 발언 내부 논쟁 격화 “앵커 신뢰도에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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