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기자협회가 8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영상 제보자들을 삼성과 연결시켜줬다는 의혹을 받는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에 대한 제명 절차에 돌입했다.

한국기자협회 YTN 지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YTN을 재벌 하수인이자 제보 거래꾼으로 전락시킨 류제웅씨에 대한 제명 절차에 착수한다”며 “시청자 제보를 생명같이 여겨야 하는 언론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YTN 기자협회는 “류씨는 국내 최대 재벌 회장의 은밀한 성매매 관련 제보를 기사화하지 않고 묵살한 것도 모자라 제보자와 재벌 관계자를 연결해 줬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더욱 아연실색한 건 경찰이 알면 안 되지 않겠냐며 한통속이 돼 관련 사실을 감춰주려 하고 심지어 후배 기자들에게는 말하지 말라며 입단속까지 시켰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 사진=이치열 기자
▲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 사진=이치열 기자
YTN 기자협회는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그 추악한 뒷거래에 어떤 대가가 오갔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류씨는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고 의혹 덮기식 셀프 조사를 획책하고 있으니 그 뻔뻔함에 치가 떨릴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혹의 당사자 류씨는 꼭두각시 사장을 세워놓고 YTN 내부의 적폐세력들을 지휘하며 사실상의 사장 노릇을 하는 이른바 ‘비선 실세’로 불린다”며 “한국기자협회 YTN 지회는 YTN을 재벌 하수인으로 전락시킨 류씨에 대해 즉각 제명 절차에 착수할 것이며 형사 고발 등 관련 사안에 대한 법적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 4일 이건희 성매매 영상 제보자와 류 실장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2015년 당시 YTN 보도국의 한 간부(류제웅 당시 YTN 사회부장)가 일선 기자들 몰래 동영상 제보 사실을 삼성 측에 알리고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류 실장은 5일 “삼성이나 제보자 그 어느 쪽에도 상호간의 연락처를 건네주지는 않았다”며 “사회부장으로서 저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을 했을 수는 있으나 기자로서 지켜야할 취재윤리를 지키려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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