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36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조 YTN지부가 집행부 총사퇴를 선언했다. 전제 조건은 최 사장 퇴진이다. 최 사장이 사퇴하면 기존 집행부도 전원 사퇴해 새 노조 집행부가 YTN을 정상화하는 데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이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최남수 사장 사퇴와 더불어 노조 집행부도 사퇴할 것”이라며 “최남수 퇴진 없이 YTN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지금 최남수 사장의 행위는 곧 해사 행위고 YTN을 절망으로 추락시키는 일”이라며 “제 몸을 불살라서라도 최 사장을 내보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날 따로 설명을 내어 “최남수씨가 물러나면 노조 집행부도 총사퇴하고 새로운 집행부 선출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최남수씨 선출과 사퇴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공과를 안고 물러날 것을 밝힌다”고 했다.

앞서 박 지부장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YTN이 공정 방송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정부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YTN 파업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YTN 노조의 집행부 사퇴 선언은 13일 YTN 이사회,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수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노종면 보도국장 재지명 등을 논의했던 지난해 12월 노사 합의 파기 △최 사장의 이명박·박근혜 칭송·두둔 논란 △성희롱 트위터 논란 △한일 역사관 논란 등을 이유로 최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최남수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 최남수 YTN 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2008년 MB 정부의 언론장악에 맞서다가 해고된 뒤 복직한 노종면·우장균 YTN 기자도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최 사장이 사퇴해 차기 사장을 선임하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사장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 기자는 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장균 기자와 저는 최남수 일파 퇴진 투쟁에 모든 노력을 다할 뿐 최남수 후임을 노리지 않는다”며 “자의든, 타의든 사장직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기자는 “사장뿐만 아니라 보도국장 등 어떠한 요직도 맡지 않은 채 오로지 YTN 혁신과 청산의 거름이 되고자 한다”며 “YTN 투쟁은 ‘언론 바로세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리다툼으로 치부하는 이가 있다면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노 기자는 “YTN은 이렇게 추락하고 피폐해지도록 방치돼서는 안 되는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이라며 “현재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공고한 여론을 형성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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