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윤택 연출가의 합성 사진이 걸렸다. 이윤택 연출가의 특징인 흰색 단발머리를 문재인 대통령과 합성한 사진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에서 제작한 것이다.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지난해 9월2일부터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천막과 무대, 트럭을 두고 농성 중에 있다. 6일 걸린 합성사진 현수막에는 ‘#Me Too’, ‘#With you’라는 문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님, 근친야동 어떻게 구해서 보셨나요? 혹시 출처가 이윤택?’이라고 적혀 있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웃긴 게, 미투 운동의 가해자들은 거의 좌파들? 광우뻥 선동질, 촛불 선동질 하던 자들이 대부분 가해자들?’이라는 표현도 있다.

▲ 6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있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이 만든 합성사진 현수막. 사진=정민경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있는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이 만든 합성사진 현수막. 사진=정민경 기자.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이런 종류의 합성 사진을 계속 만들어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초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합성사진을 걸어놓기도 했다.

현수막을 제작한 김상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사이버감시단장은 6일 오후에도 현수막 옆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김 단장은 미디어오늘에 “집회신고는  돼있다”며 “계속 갱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현수막을 직접 제작한 것이냐고 묻자, 김 단장은 “현수막은 직접 만들었지만 이미지 사진은 직접 만든 게 아니고, 인터넷에서 보고 웃음이 빵터져서 다운받아 만들었다”며 “문구는 미투 운동이 진행되면서 가해자들이 다 좌파진영이라 조금 코믹하게 만들어 봤다”고 말했다.

현수막에 적힌 ‘근친 야동’에 대해 물으니 김 단장은 “2016년 당시에는 대통령이 아니었던 문재인씨 트위터에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야동이 올라왔다”며 “5분 만에 삭제되기는 했지만 이후로도 해명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이 말을 전하며 조선일보 기사를 보여줬다. 2016년 9월26일 조선일보 ‘문재인 트위터에 올라온 음란물 이미지 논란…해킹 VS 실수’라는 기사였다. 이 기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에 음란물 사진이 올라와 논란에 휩싸였다”며 “많은 네티즌들은 문 전 대표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해 벌어진 일이라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본인 또는 계정 관리자가 실수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합성 사진과 문구가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단장은 “대통령은 명예훼손 대상이 안 된다”며 “과거에 촛불집회에서 대통령 효수부터 시작해서 나체사진 등이 돌아다녔는데 경찰들에게 그런 것을 물어봐도 질문을 못 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런 내용의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편파성, 불공정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14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위원회는 ‘가짜뉴스 신고센터’에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현수막 건도 접수가 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민주당 가짜뉴스와 전쟁, 문재인·김정은 합성 사진까지) 해당 현수막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이 1월 초에 내건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합성 사진이 있고 그 옆에는 ‘주사파 청와대 나쁜놈들아, 탄저균 백신 몰래 구입했다구? 5천만 국민은 죽든지 말든지 느그들만 살려고 속였냐?’라는 문구가 있다.

▲ 지난 1월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중앙당사 앞에 붙어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이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정민경 기자.
▲ 지난 1월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중앙당사 앞에 붙어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이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정민경 기자.
이와 관련해 김 단장은 “나한테는 고발이 안 들어왔다”며 “그건 법적으로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그쪽에서 고소를 한다면, 나는 무고죄로 고소할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표현의 자유는 촛불집회 때도 많이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단두대도 만들고, 공 만들어서 발로 차고 다녔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닭대가리 합성해놓고, 쥐새끼 합성해놓고 그때는 민주당 쪽에서 그런 이미지를 트위터에서 리트윗한 공직자들도 있었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조용익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법률대책단 단장은 미디어오늘에 “대통령이라고 명예훼손 대상이 안 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면서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명예가 충돌할 수 있는데, 허위사실이라든지 모욕과 같은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수 없다고 본다면 명예훼손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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