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배열 조작 사실이 드러난 네이버가 대책으로 ‘기사배열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면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독립기구인 네이버 공론화포럼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스포츠 기사배열 조작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한 후속조치로 지난 1월 각계각층의 추천을 받은 위원으로 구성된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포럼’을 발족하고 독립적인 논의에 따른 정책 제안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론화 포럼은 네이버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도입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공론화포럼과 별개로 네이버는 이미 ‘인공지능 알고리즘 배열 전면 도입’을 기사배열 조작에 따른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포럼의 목표 역시 “서비스 품질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자동 기사배열 방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 마련”이라고 명시했다.

▲ 1월12일 네이버 뉴스배열공론화 포럼 발족식.(왼쪽부터 조승현, 정우현, 송경재, 한석구, 김성철, 김경희, 신민정, 윤철한, 심우민, 김기현)
▲ 1월12일 네이버 뉴스배열공론화 포럼 발족식.(왼쪽부터 조승현, 정우현, 송경재, 한석구, 김성철, 김경희, 신민정, 윤철한, 심우민, 김기현)

이와 관련 포럼 위원장인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답을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성철 교수는 “디지털서비스의 특성상 개인화, 자동화가 흐름이긴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몇퍼센트 반영하느냐라는 전제를 두고 있지 않다. 어느정도 반영해야 할지, 시기는 언제로 해야 할지, 기사배열 내용은 어느정도로 공개해야 할지 등 열어놓고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전면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알고리즘 역시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포럼 일각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포럼은 4차례 회의를 통해 ‘네이버 기사배열의 문제점’에 대한 현황 파악을 했다. 김성철 교수는 “기사배열이 문제라는 지적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자료를 놓고 토론한 적은 없었다”면서 “포럼에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이용자 대표, 정치권 등 이해도와 출밤지점이 달라 ‘문제가 뭔지 정리해보자’는 취지에서 지금까지 논문, 보고서, 이용자 심층 인터뷰, 업계 의견 등 관련 사안을 공부했고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철 교수는 “현황파악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알고리즘을 어떻게 도입하는 게 적절한지 논의할 계획”이라며 “네이버는 논의에 개입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방향은 우리가 제시하고 그걸 채택할지 여부를 네이버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론화포럼은 교섭단체 정당에 추천 위원을 두도록 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상태다. 공론화포럼은 사기업이 만든 기구이기 때문에 한국당이 포럼에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당이 논의 결과에 비토를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성철 교수는 “처음부터 초대장을 보냈는데 아직 한국당에서 위원 파견을 하지 않고 있다. 배제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계속해서 자유한국당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럼 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네이버는 제안받은 정책의 도입 여부를 ‘비중 있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포럼에서 전면적인 알고리즘 편집 방침이 아닌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네이버가 정책기조를 바꿔가며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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