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한애국당 당사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혐의로 용의자가 긴급체포됐으나 액체로 구성된 폭발물 물질은 물감이라고 용의자 접견 변호사가 밝혔다.

5일 오후 용의자로 체포된 최아무개씨(34)를 접견한 김종귀 변호사(법무법인 향법)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최씨가 플라스틱 물병 3개에 든 건 물감이고 전선은 그냥 폭발물처럼 보이게끔 감아놓은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한애국당 당사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 조원진 대한애국당 창준위공동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및 홍준표와 친박 기회주의패 퇴출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조원진 대한애국당 창준위공동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및 홍준표와 친박 기회주의패 퇴출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복수의 대한애국당 당직자들은 이날 오후 12시30분 경 마스크와 선글라스 등으로 신체를 가리고 당사에 들어온 최씨를 의심스럽게 여겼고, 이후 당사 7층 화장실에서 나오는 최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에 신고한 후 당사에 출동한 경찰에 최씨를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당사 7층 화장실에 ‘15cm×6cm’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물병 3개가 든 검은색 가방을 놓고 나왔다. 경찰은 각각의 물병에 빨강, 파랑, 검정색 액체가 들어 있었으며 성분 확인을 위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최씨가 ‘현 정부가 남북관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평창올림픽 개최를 방해하는 등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많은 방해 활동을 해왔다’며 ‘조 대표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장난스럽게 한 행동’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변호사 접견 전까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했다. 신고를 한 대한애국당 당직자들은 현재 영등포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보수단체 집회에 대해 전반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 폭행 사안도 있었고, 광화문 광장 조형물을 손괴하고 불 지르려는 시도가 있었다. 어떤 단체는 집회 신고 범위 현저히 이탈해서 행진을 시도했다=”며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의무경찰과 채증요원을 폭행하고, 조형물을 손괴하고 방화를 하려고 하는 장면을 담은 CCTV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특히 지난달 11일 동대문에서 평창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며 화형식을 진행하는 도중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집회 참석자가 가스총을 경찰에 겨눈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2일 서울역 앞에서 진행된 보수단체 집회에 대해서도 경찰은 미신고 집회에 해당된다며 주최자인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한애국당은 정상적인 기자회견이었다면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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