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개헌 대토론회-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 토론회에서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사회주의 헌법”, “개헌이 시대정신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기”, “대통령이 어디에다 대고 개헌을 하나”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전 위원 이야기 중간 중간 박수를 치며 “옳소”, “빨갱이 개헌”이라며 동의의 표시를 보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개헌 대토론회에서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장영수 고려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전영기 논설위원은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현재 논설위원으로 ‘전영기의 시시각각’을 연재하고 있다.

전 위원은 △개헌은 시대정신이 아니다 △개헌의 주도자인 정해구는 자격이 없다 △권력구조를 뺀 개헌은 무의미하며 선거용이다 △개헌의 최종 귀결점은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개헌 대토론회: 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에서 발제를 맡은 전영기 논설위원과 장영수 고려대학교 교수. 사진=정민경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개헌 대토론회: 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에서 발제를 맡은 전영기 논설위원과 장영수 고려대학교 교수. 사진=정민경 기자.
전영기 논설위원은 “개헌은 사기”라며 “몇 개월 간 촛불을 들어서 집권한 정부인데, 촛불집회에서 단 한 번도 개헌 이야기가 구호로 나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개헌이 시대정신이 아니라는 얘기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 사이에서 “옳소”라는 말과 함께 박수소리가 나왔다.

또 전 위원은 “개헌을 주도하고 있는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며 “정해구라는 사람은 ‘대한민국 태생부터 잘못 태어난 나라’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전 위원은 “왜 자유한국당은 이런 이야기를 안하는지 모르겠다”며 “홍준표 대표는 정해구가 이런 사람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찾아가서 말해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 사이에서는 “정해구는 공산주의자”, “빨갱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전 위원은 “정부가 개헌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의 수치이며, 국회의원이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위원은 “어디에다 대고 대통령이 개헌을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개헌 대토론회: 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 사진=정민경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개헌 대토론회: 국민이 원하는 개헌을 듣는다'. 사진=정민경 기자.
지방분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전영기 논설위원은 “연방수준의 지방분권을 하자고 하는데, 헌법상 연방이 되면 평양에 의해서 지방이 분열되는 나라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권, 지방분권하면 괴물이 나올 수 있다”며 “독일이 1919년 바이마르 헌법에 기본권을 보장했고, 이후 17년 후 히틀러가 만들어졌다”면서 기본권을 강조한 헌법을 파시즘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전 위원은 현재 개헌논의가 사회주의 헌법으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자유한국당이 최근 반복해서 주장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전 위원은 “헌법의 ‘자유민주주의’는 피로 쓴 글자”라며 “그런 자유민주주의인데, (개헌안에서) 자유를 빼자고 한다. 민주당이 자유를 빼자고 했다는 조항을 집어넣었다가 빠졌지만, 자유는 뺄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위원 발제가 끝나자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박수를 치며 “옳소” 등의 표현을 반복했다. 한 참석자는 “전영기 논설위원 말에 정말 공감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강연과 동시에 중계한 페이스북 동영상 댓글에도 “중앙일보 구독해야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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