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뉴스에서 ‘단독’ 표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JTBC는 28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단독’ 표기를 “언론사 간 과당 경쟁의 폐단으로 인식”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단독’ 표기를 쓰지 않기로 한 언론은 JTBC가 처음이다.

JTBC는 지난주 평기자들을 포함한 회의체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뉴스 혁신안을 결정했다. ‘단독’은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있는 새로운 사실을 보도할 때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해 온 표기법이지만, 최근에는 사회적 의미가 없거나, 이미 보도된 바 있는 뉴스에도 뉴스 소비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단독’이란 표기를 여러 언론이 경쟁적으로 쓰는 등 의미가 퇴색을 넘어 왜곡되고 있다.

JTBC 보도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간 취재 경쟁에서 ‘단독’이 가져다준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반면, 표현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단독 기준을 엄정하게 할 것을 논의해왔으나 기준 자체가 모호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결국 아예 사용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디자인=이우림 기자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디자인=이우림 기자
JTBC 역시 몇 차례 ‘단독’과 관련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월17일 JTBC는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주사제 한 병 나눠 맞히곤…의료비는 부풀려 청구’라는 단독기사를 낸 바 있는데 이에 앞서 뉴스타파가 ‘주사제 1병 쓰고 5병 값 계산…보험급여 부당청구 시도’라는 같은 내용의 보도를 냈다.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기사는 사실 김성수 기자가 부모님 한 분 한 분 설득하고 읍소해서 기록을 받은 뒤 한 장 한 장 분석해서 확인한 내용”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실을 인지한 부모님들이 다른 언론사에 풀을 했고 뉴스타파 보도 시점 이후에 보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이어 “저간의 사정을 뻔히 알면서 단독을 붙이는 건 용감해서인지 무식해서인지 아무 생각이 없어서인지 어떤 생각이 많아서인지”라며 “이쪽 동네가 아무리 아사리판이래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고 예의가 있고, 그리고 직업적인 양심과 윤리라는게 있지 않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 밖에도 JTBC는 몇 차례 관련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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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국은 “JTBC 뉴스의 ‘단독’ 표현 버리기는 나름의 고민을 드러낸 결과”라며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로서는 모험일 수도 있으나, 이제는 이런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신뢰도와 영향력 1위의 뉴스’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기자들이 이견 없이 동의한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JTBC 보도국은 이와 함께 “사건 사고 뉴스의 선정성을 배제한다는 원칙도 강화했다”며 “사안에 대한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 재연을 통한 사실의 왜곡 등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엽기적 사건이나 치정 사건 등의 경우 필요 이상의 구체적 묘사와 연속 보도를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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