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 선임은 KBS 재건을 향한 첫발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정권의 KBS 장악이 시작된 2008년 MB정권과의 싸움에서 선봉에 섰던 양 내정자가 이른바 ‘적폐 청산’에 나설 수 있는 정당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양 내정자 선임 결과가 발표된 지난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이사회가 양승동 후보를 사장 최종후보자로 결정한 것은 새로운 KBS를 건설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열의를 반영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KBS 새노조는 “이번 사장 선출은 2200명 새노조 조합원들이 142일이라는 역사적인 파업투쟁을 통해 고대영 사장을 해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새로운 KBS의 리더십은 지난 10년의 구체제를 일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정권의 언론장악 시기 동안 KBS의 양심적 구성원들과 함께 싸웠던 인물이 KBS 사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새노조는 “새 사장 후보자와 KBS 앞에 놓여 있는 미래는 가시밭길”이라며 “새 사장 후보자는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권을 탄핵한 촛불 정신과 고대영 해임을 이끌어 낸 파업 정신을 배반해선 안 된다. 어정쩡한 화합이나 눈치 보기는 되려 KBS의 시계를 뒤로 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26일 성명에서 “양 내정자 선임으로 KBS 정상화의 첫 단추가 채워졌다”며 “이로써 언론개혁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두 번째 단계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언론노조는 “KBS는 2014년 5월 어버이날 대면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공영방송 민낯이 드러난 그 순간은 KBS 신임 사장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KBS의 초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에 대한 존중, 국가의 책임, 언론의 역할을 망각했던 과거 청산이 KBS를 향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언론단체들도 양승동 내정자 선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양 내정자를 선임한) 시민들과 이사회 결정에 축하를 보낸다”며 “양 내정자는 임명되는 즉시 ‘(가칭) KBS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해 KBS 내의 부패와 권한 남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양 내정자가 KBS 적폐 청산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다만 “양 내정자의 복안이나 계획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향후 시민사회와 소통하면서 KBS 개혁 방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양승동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남겨둔 가운데, 원내 정당 중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유일하게 입장을 밝혔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27일 시민자문단 평가를 거친 KBS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라고 평가했다. 백 대변인은 “KBS가 국민의 열망을 받드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며 “민주당은 양 내정자가 KBS 중립성·독립성을 지키고 개혁을 완수할 적임자인지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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