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총재를 맡고 있는 한국기원이 구조조정에 나서며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한국기원은 지난해 12월 사무국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불확실한 미래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희망퇴직 제도를 실시한다”고 사내에 통보했다.

회사가 밝힌 퇴직일은 2017년 12월31일이었다. 근속 연수 15년 이상인 사원의 경우 8개월치 기본급을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노조는 반발했다. 노조는 홍석현 총재 앞으로 공문을 보내 이번 희망퇴직 시행이 노조와 사전 협의·통지 없이 갑작스레 단행된 것에 항의하며 중단을 요구했다.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이치열 기자.
▲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 사진=이치열 기자.
구조조정 대상자엔 노조 조합원 1명과 부장급 직원 5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1월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현재 퇴사했다. 나머지 4명은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공간에 배치됐다. 한국기원 직원은 55명 안팎이다.

2013년 12월 홍석현 전 회장이 총재로 부임한 후 한국기원은 임기 첫 해인 2014년 노조와 기본급 2% 인상 등에 합의했을 뿐이다.

지난 3년 동안 한국기원 노사 임금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월 사측은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허동수 GS 칼텍스 회장이 한국기원 이사장을 맡았던 때와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한국기원 안팎에서는 “허동수 이사장 시절과 비교하면 중앙일보 인사들이 와서 나아진 게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일보 출신 인사들이 바둑계 요직을 잡으면서 나오는 비판이다.

실제 한 여성 프로기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앙일보 홍석현 총재는 한국기원에서 물러나라”는 글귀가 적힌 사진을 게시해 이목을 끌었다.

한국기원 사업과 실무 등을 실질적으로 의결·집행하는 운영위원회(위원장 홍석현)에는 송필호 부총재(중앙일보 부회장)가 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형우 한국기원 경영지원실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구조조정에 대해 “한국기원이 미디어도 아닌데 미디어오늘이 왜 참견하느냐”며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 노조에 물어보시라”고 말했다. 박 실장도 중앙일보 재무법인 대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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