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5분도 지나지 않아 정회됐다.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방남과 관련해 긴급현안질의를 해야한다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및 청와대 관계자들의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선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운영위에서 김영철 관련 긴급 질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운영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 운영위에서 김성태 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는 김영철 방남에 따른 긴급 현안 질의를 하도록 하겠다”며 “그러나 긴급현안 질의와 관련해 임종석 실장과 청와대 측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통보 없이 국회 운영위 제안에 따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이에 반응이 없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 점에 대해서 위원장으로서 매우 유감이라고 말씀 드리면서, 임종석 비서실장 및 관계자께 긴급현안 질의가 꼭 필요한 상황이기에 다시 청와대의 국회 출석을 더욱더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운영위원회는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회됐다.

▲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가 정회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법안처리가 아닌 긴급현안질의를 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반대해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정민경 기자
▲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가 정회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법안처리가 아닌 긴급현안질의를 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반대해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정민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운영위원회에서 긴급현안질의가 아닌 법안 처리에 집중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운영위원회 위원인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약속한 만큼, 모든 상임위원회를 정상화시키고 민생입법도 처리해 줄 것”을 한국당에 요구했다.

박홍근 운영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자유한국당은 긴급현안 질문을 수용하지 않으면,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이 오지 않으면, 이 법안들을 처리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전형적인 법안을 볼모로 한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만약 김영철 부위원장 방문과 관련해 질의할 부분이 있으면 지난번 UAE문제와 같이 원내대표들이 비서실장이나 안보실장이나 청와대 관계자를 비공개로 불러서 간담회를 하면 된다”며 “중재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위를 열어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최도자 의원에게 “최도자 의원님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일’을 앞두고 대구를 방문해 최도자 의원 외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미디어오늘에 “거대양당 모두 잘못하고 있다”며 “26일 파행은 그렇다 치더라도, 27일에는 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측은 자유한국당과 정부를 모두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바른미래당은 27일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어제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김영철 부위원장 방남 문제를 거론하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무위로 만들어버렸고, 일부를 제외한 상임위마저 전격 취소하며 기어이 장외로 나가버렸다”면서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동시에 “이러한 상황을 만든 데에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면서 “여당이 진정으로 민생개혁 입법 통과를 바란다면, ‘긴급현안 질문’부터 즉각 수용하고,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회에 출석해 국민 앞에서 의문점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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