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PD가 차기 KBS 사장에 내정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새노조)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양승동 후보자가 내정된 26일 저녁 KBS 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사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양승동 후보자에게 축하의 뜻을 전한다”며 “처음 시도된 시민자문단에 참여한 모든 국민들과 사장 선출 절차를 주관했던 이사회에도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새노조는 “금번 사장 선출은 새노조 조합원 2200명이 온갖 방해 공작에 맞서 142일이라는 역사적인 파업 투쟁을 통해 고대영 사장을 해임시켰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새 사장의 1차적인 덕목은 얼마나 그가 정당성을 갖췄느냐였다”고 밝혔다.

새노조는 “(차기 사장은) 권력이 KBS를 유린한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으며 KBS의 양심적인 구성원들은 어떻게 싸웠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리고 함께 싸웠던 인물이어야 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사회가 양승동 후보를 사장 최종후보자로 결정한 것은 새로운 KBS를 건설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열의를 반영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가 지난 5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양승동 KBS 사장 내정자가 지난 5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새노조는 “새 사장 후보자와 KBS 앞에 놓여있는 미래는 가시밭길”이라며 “지난 10년간 KBS의 독립성·경쟁력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적폐들은 여전히 사내 곳곳에 퍼져있고 뉴스와 프로그램, 인사, 조직에도 남아있다. 최대한 빨리 사내의 환부를 도려내고 새 KBS 건설을 위한 재건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노조는 “박근혜 정권을 탄핵시킨 촛불 정신과 고대영 해임을 이끌어 낸 파업 정신을 배반해서는 안 된다”며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새 사장의 행보에는 적극 협력할 것이다. 하지만 촛불과 파업 정신을 배반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새노조는 회사를 견제하고 또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마지막으로 아직도 새로운 KBS의 미래를 거부하며 호시탐탐 정상화 발목을 잡고 있는 사내 세력들에게도 경고한다. 지난 10년, KBS가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하고 생존권의 위협을 받게 된 것은 바로 당신들 때문”이라며 “당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KBS의 새 출발이 방해받는다면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이날 최종면접과 시민자문단 평가 점수를 합산해 양승동 KBS PD를 차기 KBS 사장에 내정했다. 양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공식 임명되기 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차기 KBS 사장 임기는 고대영 전 사장 잔여임기인 오는 11월2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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