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요 KBS 사장 후보자(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KBS 사장 최종 후보자 결정에 참여한 시민자문단을 ‘주주 대표’라고 불렀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에서 이 후보자는 “주주 대표 여러분에게 KBS는 결코 배당금을 돌려줄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공정한 뉴스와 품격 있는 프로그램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KBS는 시청자가 매달 내주는 2500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데 이 수신료의 가치와 철학을 새기는 것은 KBS의 주주인 국민의 바람을 경청하고 국민의 희망에 답하는 일”이라며 “KBS는 아주 긴 시간 동안 직업·계층·세대·성·지역·이념을 넘어 평등의 가치를 구현하는 사명을 망각하고 정반대되는 길을 걸었다. 이제 공정성 회복을 첫 번째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KBS 적폐에 대해 △과거 잘못된 제도에 따른 결과물과 △그를 만들어낸 원인(사람) △적폐가 쌓이면서 만들어진 의식과 문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맞게 자율적이고 실험적, 도전적인 문화가 정착돼야 하는데 KBS는 통제적·관료적·지시적이다. 편성·보도 관련 여러 위원회가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살펴본 2000여 건의 문건에 드러난 인적 청산의 대상을 사장이 되면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 이상요 KBS 사장 후보자. 사진=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생중계 갈무리.
▲ 이상요 KBS 사장 후보자. 사진=KBS 사장 후보자 정책발표회 생중계 갈무리.
지난 겨울 장기 파업을 거친 KBS를 정상화하기 위한 사장으로서 필요한 자질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국민을 바라보고 방송을 하겠다는 가치와 철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대통령과 권력 자본을 바라보면 그 사람은 KBS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KBS 국가기간방송으로 수행할 기능이 매우 많은 큰 조직이어서 경영 능력이 있어야 하고, 경영 능력을 실천적으로 담보하려면 사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정신적·실천적 구심점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미디어 빅뱅 시대에 어떤 KBS를 재창조할 것인지 설계된 비전이 있어야 한다. 이런 설계 없이 KBS 사장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S 재창조를 위해 그는 ‘3050제도’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KBS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는 30%로 축소하고 제작비는 50% 되도록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방송국에도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프로그램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방정부와 의회를 감시하는 지역 심층 탐사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제작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개혁할 것”이라며 “아울러 지역민의 참여를 통해 지역방송이 문화 거점 기지 역할을 하도록 지역 문화 허브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방송은 힘들고 힘없는 사람들, 가진 것 없고 한이 쌓인 사람들을 달래주고 푸근하게 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국민 개개인 모두가 나라와 사회, 공동체를 하나로 뒷받침하게 됩니다. 이게 국민을 섬기는 공영방송 종사자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한다.” 이 후보자는 “나중에 사장이 돼도 이런 마음을 가장 가슴 깊은 곳에 심고 이 말이 시키는 대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사상 처음으로 시민들이 KBS 사장 후보자를 평가하고 선출하기 위해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시민자문단이 사장 후보자 3명에 대해 내린 평가 결과는 최종면접이 열리는 오는 26일 KBS 이사회에서 개봉한다. 자문단의 평가 결과는 최종 후보자 결정에 40% 비중으로 반영되며 이사회 평가결과 60%를 합산해 최종적으로 사장 후보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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