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들이 차기 KBS 사장 후보자 3명을 대상으로 KBS 개혁 방안에 대한 공개 질의를 했다.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서울YMCA시청자시민본부,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등 5개 단체는 23일 KBS 개혁을 위한 12개 과제와 이에 대한 질문을 제시했다.

우선 KBS 경영·운영 관련 △서울 중심 운영을 탈피해 지역성을 실현하고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다.

언론단체들은 주요 임원들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BBC 수준으로 상세히 공개할 의사도 물었다. 시청자위원회, 편성위원회 등 법적기구의 회의 공개를 포함해 경영 투명성을 실현할 방안 등도 질의에 포함됐다.

▲ KBS 사장 후보자들. (왼쪽부터) 양승동 KBS PD, 이상요 세명대학교 교수, 이정옥 전 KBS글로벌전략센터장.
▲ KBS 사장 후보자들. (왼쪽부터) 양승동 KBS PD, 이상요 세명대학교 교수, 이정옥 전 KBS글로벌전략센터장.
공영방송 역할과 관련해선 △시청자위원회 개선 및 시청자 참여 확대 △수신료 산정·배분 절차 합리성 제고 및 투명성 개선 △시민의 미디어 권리 강화·지원 등 시청자 권익 보호 및 강화 방안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공영방송 혁신 방안 △드라마 중심 편법 중간광고 등 무분별한 광고 확대에 대한 입장 등이 질문에 포함됐다.

언론계 화두로 떠오른 성별 및 고용으로 인한 차별 문제도 있다.

‘방송계 갑질’ 관련 질문으로는 △독립제작사에 대한 표준제작비 제공, 2차 저작물 권리 배분을 비롯한 독립 제작사와의 상생 방안 △KBS 비정규직 실태조사, 잘못된 고용 관행 폐지,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권 보장 및 처우 개선 등이 제시됐다.

단체들은 KBS 역대 사장과 주요 임원들이 모두 남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더 많은 여성 임원이 출현하기 위해 KBS에 필요한 성평등 정책과 노동 조건 관련 성평등 개선 방안에 대한 후보자들 입장을 요구했다.

이른바 ‘미투(#MeToo)’ 운동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성폭력 피해에 있어 방송계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언론단체들은 △KBS 사내외 성범죄 및 인권 침해 행위 시정과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여성 혐오·소수자 차별 등 반인권적 표현 예방 방안 △(가칭)‘KBS인권센터’ 설치 의향 등에 대한 후보들 의사를 물었다.

KBS 보도 정상화를 위한 질의에는 정치·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제작 자율성 보장, 저널리즘 품질 향상 등의 방안과 보도·뉴스 분야에서 시청자의 다양한 의견과 평가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등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언론단체들은 “후보들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며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이) 사장 선임 과정에 반영돼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는 데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BS 사장 후보자 3인은 오는 24일 정오부터 6시간30분 동안 150여 명의 시민자문단 평가를 받는다. KBS 이사회는 26일 최종 면접 결과와 시민자문단 평가 결과를 6대4로 합산해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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