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잡지 모노클의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가 화제다.

원고지 28장 분량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능력을 담담하게 평가하는가 하면 문 대통령의 일상을 전하면서 정치인 문재인과 인간 문재인의 모습을 그렸다는 평가다.

지난 1월 22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모노클과의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청와대가 22일 공개했다. 청와대는 “모노클에 따르면 대통령님 취임을 계기로 한국이 국가적 전환기를 맞고 긍정적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특별판에 대통령님 인터뷰가 포함되는 것이 필수적인바 대통령님 인터뷰 요청”했다면서 모노클에 대해 “디지털이 주도하는 최근 언론 환경 속에서도 ‘독창적 저널리즘’을 표방하며 지면매체 중심 전략으로 성장을 지속하며 전 세계 언론계에 부상한 고품격 잡지”라고 소개한 바 있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이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면서 외교적 승리를 거두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모노클은 “미국과 북한 지도자 간 관계가 임계점에 도달하는 듯했던 2017년 하반기엔 훨씬 정신없는 상황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평온한 상황을 되살리는 데 문 대통령의 공은 지대하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남북대화 주도권을 넘겨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장 통일을 추구하지 않되 “임기 중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고 모노클은 전했다.

모노클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능력과 관련해 “북한은 협상테이블로 복귀했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THAAD) 한국 배치 이후 (냉각된) 한중관계는 수습되었으며, 백악관과는 전화로 소통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모노클은 또한 “문 대통령은 이 촛불집회의 정당한 계승자(rightful heir)에 걸맞게 행동하고 있다”면서 젊은 층의 표를 얻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 고용을 늘리는 중소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근로시간을 줄이며, 주택 구매 기회를 확대”하는 여러 긍정적 조치들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노클은 “문재인 정부는 비트코인 거래 금지 계획, 그리고 유치원 및 어린이집 방과 후 영어 수업 중단 계획에 대한 반발에 직면해 입장을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모노클은 “그러나 궁극적으로 대선후보로서 그는 전임자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국민과 거리를 두지 않고 소통하며, 보수적이지 않고 진보적이며, 특권을 누린 전직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영국잡지 <모노클></div></div>
                                <figcaption>▲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영국잡지 <모노클>과 화보촬영을 했다. 사진=청와대</figcaption>
                                </figure>
                                </div><br><p></p><p>모노클은 “그의 인생 스토리와 한국의 씁쓸하면서도 달콤한(bittersweet) 발전 과정과 유사성”이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점, 학생운동에 참여해 구속됐다는 점, 특전사로 군복무를 마쳤다는 점,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내 인생 역정은 그저 한국의 현대사가 얼마나 역동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p><p>문재인 대통령은 또한 “과거에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을 상상해 본적 없다”고 했지만 보수정권의 집권으로 “민주주의 발전, 인권개선, 남북 관계 개선 모두 후퇴했다”고 진단하면서 정치를 외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모노클은 전했다.</p><p>모노클은 “문 대통령의 성공 혹은 실패를 가늠할 수 있는 강력한 징후는 6월에 드러날 것”이라며 6월 지방선거 동시 국민 개헌 투표를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추진 의지를 담은 발언도 소개했다.</p><p>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정치가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을 확인하였으며, 그러한 시민들의 역량을 정치권이 거스르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p><p>모노클은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도 상세히 묘사했다. 모노클에 따르면 집무실 벽에는 “삼성의 대형 평면 TV 스크린 두 대와 옆에 놓인 LG 모니터”가 있는데 하나는 최신 고용통계 수치를 보여주는 일자리 현황판이고, 다른 하나는 평균 근무시간을 보여준다.</p><p>모노클은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일자리이다. 과거 본인도 과로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문 대통령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성공의 방정식인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p><p>모노클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는 시간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와 함께 TV를 시청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반려묘 찡찡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뉴스를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p><p>모노클은 김정숙 여사와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김정숙 여사는 ‘양성 평등을 위해 대통령께서 세울 수 있는 선례를 어떤 것들이 있나’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여성 장관 비율을 30% 이상 달성하는 것이었고, 초기 내각 구성부터 그 약속이 지켜져 기뻤다”면서 “하지만 한국의 여성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사회적 차별, 임금 차별, 기회의 차별이 여전히 많아 한참 더 노력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실력으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p><p>김 여사는 “내 역할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original intention)에 충실하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통령께서 듣지 못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저는 더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p><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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