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평창동계올림픽 전 남북접촉설을 보도한 일본 아사히신문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오보에 대한 합당한 조처도 뒤따를 것”이라고 밝혀 정정보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8일자 보도에서 서울의 정보관계자 말을 인용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연말까지 적어도 두차례 평양에서 남북이 접촉했다면서 “접촉을 통해 북한이 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노선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남북 접촉은 한국 측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관계개선에 나서고자 하면서 이뤄졌고,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협의하면서 북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남북 접촉시 2월 8일 진행될 북측의 군사 열병식의 축소 등을 우리 정부 측이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의 보도는 자칫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참가가 비공개적인 밀약을 통해 이뤄졌고, 남북관계 개선 목적이라기보다 정략적으로 주고 받은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18일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청와대는 “전혀 아는 바 없다”, “확인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서도 아사히신문 보도 내용을 인용한 국내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신문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 손톤만큼의 진실도 포함돼 있지 않다. 하나하나 반박하는 게 구차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보도처럼 남북이 진작부터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애당초 ‘기적처럼 만들어낸 남북대화’라는 표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덕분에 기적처럼 만들어낸 남북 대화 기회를 평창 이후까지 잘 살려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온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지난 10일 “40여일 전만해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도 김의겸 대변인은 “거짓말이 돼버리고 만다”면서 “첫 대목이 잘못되었기에 이어진 기사는 모두 허상 위에 세워진 탑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초 이후 두차례 이상 남북이 접촉했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접촉을 통한 남북 대화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는 주장이다.

김 대변인은 “아사히신문은 우리에게 손님이다. 손님에게는 야박하게 굴지 않는 게 우리네 전통”이라면서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사히신문에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며 정정보도를 요청한다. 오보에 대한 합당한 조처도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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