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밴드(콜밴)의 투쟁 10주년 기념음반이 발매됐다.

‘콜밴’은 지난 2006년 김경봉(베이스), 이인근(보컬·기타), 임재춘(카혼) 세 명의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이 오랜 투쟁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만든 밴드다. 지난 15일 발매된 기념음반은 지난 10년 투쟁의 역사를 담은 6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지난 2007년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와 콜텍은 127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창문 하나 없는 공장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일해 온 노동자들이 2006년 노동조합을 만든 뒤, 콜트악기는 직장폐쇄를 모회사 콜텍은 대량해고를 단행했다. 콜트·콜텍은 세계 기타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이에 기여한 노동자들을 버리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겼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 이백십육 그곳에는 / 장미넝쿨로 둘러싸인 / 점집이 하나 있네 / 열네 명의 검은 망토 점쟁이가 / 요상하게 점을 치네.” ‘서초동 점집’은 2014년 콜텍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손 들어준 대법원 판결을 비꼰다. ‘장래에 다가올 경영상의 위기’를 인정한 대법원을 향해 이 곡은 “미래의 경영까지 점을 치는 신 내린 무당인가” 묻는다.

이인근 콜텍 지회장은 지난 2008년 고공 농성을 ‘고공’이라는 곡으로 기록했다. “어둠과 밝음이 만날 즈음 / 등짐 한 보따리 짊어지고 / 쇠기둥 가지를 붙잡고 / 허공으로 올랐다”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곡에는 “한쪽 가슴엔 아픔을 묻고 / 다른 가슴엔 그리움 품고 / 날지 못하는 새가 되었”던 당시의 기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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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콜텍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올해로 11년 째 이어지고 있다.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인원은 이인근 콜텍지회장과 김경봉, 임재춘 등 ‘콜밴’ 멤버와 방종운 콜트지회장까지 4명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주문’의 가사처럼 “삼천 구백 일 일 거리의 인생 / 나는야 주문을 걸어본다 /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고” 되뇌며 “지는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완성하려는 싸움”(‘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중)이라고 노래한다.

‘꿈이 있던가’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방종운 지회장의 시를 가사로 썼다. “쓰러질 지라도 만들어 가는 것 /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 하늘이 말하는 꿈 / 사람이 하늘이다 / 사람이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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