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에 대해 공개 사과한다.

연희단거리패는 이윤택씨가 오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이윤택씨는 앞서 연희단거리패 뒤에 숨어 ‘간접 사과’만 내놨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폭로로 성추행 논란이 촉발되자 이씨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를 통해 “모든 걸 내려놓고 근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연희단거리패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한 사과문도 비판 받았다. 연희단거리패는 이날 “이윤택 연출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며 “이윤택 연출은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에서 모두 물러났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성범죄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표현한 사과문 내용과, 직접 사과를 내놓지 않는 이씨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 연합뉴스
▲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 연합뉴스

이씨의 상습적인 성추행 폭로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17일에는 이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폭로된 피해 사실들은) 모두 동일한 수법으로 겪은 일”이라며 “이윤택씨로부터 극단에 있었던 2001년 19살에, 극단을 나온 2002년 20살 이렇게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연극인 이윤택씨의 상습 성폭행, 성폭력 피의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를 촉구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청원인은 “이윤택씨와 관련된 연극단체 일체에 대해 방조, 방임, 공조와 공모 등 전수조사와 수사를 촉구한다”며 “(이번 일이) 예술이란 미명, 폭력적 위계 아래 (연극계에서) 자행돼왔던 부조리와 불합리를 밝혀내고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윤택씨를 제명했다. 한국극작가협회는 17일 “‘me too’ 운동에서 발혀진 이윤택의 권력을 악용한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추천 건도 철회한다”고 알렸다. 협회는 “(이윤택씨의) 연극계 업적을 이유로 지금의 사태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연극인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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