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 NBC가 평창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 중 나온 해설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과가 나오기까지 과정부터 사과의 형식과 내용으로 보면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NBC는 지난 9일 올림픽 개회식를 방송하는 도중 해설자로 나선 아시아 통신원 조슈아 쿠퍼라모가 “일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을 점령했던 국가지만, 모든 한국인들은 그들의 변화 과정에 있어 일본이 문화나 기술, 경제적으로 중요한 모델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식민지 근대화론과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하면서 보수 일각의 주장을 마치 한국인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처럼 주장하면서 반발이 일었고 ‘망언’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교민들을 포함해 누리꾼들이 NBC 방송사 공식 SNS를 통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NBC는 올림픽 홍보 SNS 계정 접속을 차단시켜버리면서 논란을 키웠다.

결국 교민들은 해외 청원 사이트까지 접속하며 관련사실을 전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실리콘밸리가 기반인 전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청원 사이트”로 통하는 ‘더케어투페티션’에 “NBC는 사과는 커녕, 저 망언에 불만을 표출하는 모든 온라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기에 우리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탄원사이트를 만들었다”며 청원 내용을 개설하고 “일본은 2차 대전 전범국으로 한국 중국을 침략하고 잔인하게 문화를 파괴했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에 동조하는 NBC는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10만명 달성 목표로 한 이번 청원엔 약 1만명 가까운 사람이 동의했다.

항의가 빗발치고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도 항의에 나서면서 NBC는 “해설자 발언으로 대한민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을 이해하며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공식 사과 서한을 조직위에 전달했다. NBC는 오전 생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하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NBC는 한국에서만 올림픽 홍보 계정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조슈아 쿠퍼 라모가 아닌 NBCSN의 앵커인 캐롤린 마노가 라이브 성명을 발표하는 식으로 사과를 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는 형식적이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사과에 불과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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