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9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꿈의 무대 생큐 평창”
국민일보 “南선 흥겨운 축하공연 평창 개막 전날 北선 조용한 軍열병식”
동아일보 “북핵 앞의 성화…‘뜨거운 평창’ 막 올랐다”
서울신문 “평화의 아침 밝았다…文대통령·김여정 내일 오찬”
세계일보 “文대통령·김여정 내일 회동 김정은 친서 전달할지 주목”
조선일보 “두번의 눈물, 20년 기다림…축제가 시작됐다”
중앙일보 “오늘 평창 열린다…전날의 세 장면”
한겨레 “불 밝힌 평창…평화가 달려온다”
한국일보 “‘지구촌 축제’ 동계올림픽 오늘 팡파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오늘 오후 8시다. 한국과 핀란드의 컬링 경기를 시작으로 17일간 경쟁이 시작된다. 올림픽과 더불어 남북교류, 한미 간 대화, 북미 간 신경전 등 외교전도 이어진다. 조간들은 일제히 관련 소식들로 1면을 채웠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조선일보는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고 개최한 과정을 조명했다. 1면 “두번의 눈물, 20년 기다림…축제가 시작됐다”는 기사에서 “평창은 겨울 드라마를 위해 20년을 기다렸다. 평창이 올림픽을 꿈꾸기 시작한 건 1999년”이라며 “2010년 개최권을 캐나다 벤쿠버에 내줬고, 2014년 대회 개최 경쟁에선 러시아 소치에 뒤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세 번째 도전에 나섰고, 2011년 뭔헨(독일)과 안시(프랑스)를 제쳐 개최권을 따냈다”고 전했다.

▲ 9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 9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조선일보는 “한국은 평창올림픽 개최로 전 세계에서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세계육상선수권 등 스포츠 이벤트 ‘빅4’를 모두 치른 다섯 번째 나라가 됐다”며 “황태를 말리던 황량한 덕장이 세계의 젊음이 끓어오르는 동계 스포츠의 성지로 변신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최서우 선수가 8일 스키점프 남자 노멀힐 개인전 예선에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포착해 1면 사진으로 실었다.

조선일보는 사설 “‘평창올림픽 성공’이 최우선이고 대한민국이 그 주인공이다”에서 “아무것도 없던 강원도 깊은 산골이 선진 부국들 겨울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 믿기 힘든 기적 같은 일”이라며 “이제 평창은 세계 역사에 남을 대한민국 부흥의 한 상징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3수의 천신만고 끝에 유치했다”며 “어렵게 성사시켜 놓고 운영 미숙 등으로 오점을 남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올림픽 준비 요원 등 120여명에게서 노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며 “조금이라도 대회 진행에 지장을 초래할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계 기관과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올림픽은 대통령 탄핵 사태와 국론 분열, 북한의 도발 가능성으로 인해 마땅히 일어났어야 할 열기가 잠식되고 말았다. 2년이나 남은 일본 도쿄올림픽 열기만도 못하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며 “국민들이 평창올림픽을 살리고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경계해야

조선일보는 “북한이 참가를 결정한 이후 세간의 이목이 온통 정치적인 문제로 쏠리면서 정작 올림픽의 주인공들인 선수들이 관심을 받지 못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며 “이제 올림픽과 평창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또 다른 사설 “文, 김여정 통해 ‘핵 있는 평화 불가능’ 김정은에 전해야”를 통해 지난 8일 진행한 북한 열병식 관련 이야기를 했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지난해 김일성 105회 생일 열병식보다 규모와 시간이 줄었고,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처음으로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을 감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9일자 동아일보 1면
▲ 9일자 동아일보 1면

조선일보는 “그러나 녹화 방송에서 미국 타격용 ICBM 화성-14·15형을 공개했다”며 “올림픽으로 세계 이목이 한반도에 쏠린 틈을 이용해 한반도 주인은 핵을 보유한 김정은이라고 선전하겠다는 의도는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은 올림픽 개막 날까지 대북 제재에 흠집과 균열을 내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김여정, 김영남과 만나는데 김여정은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올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남남갈등과 한미 이견을 촉발시킬 제안이 들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러나 그 내용이 무엇이든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비핵화 외에 대북 제재를 풀 방법이 없으며 대북 제재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란 사실을 전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 머리기사 제목을 “북핵 앞의 성화…‘뜨거운 평창’ 막 올랐다”로 뽑아 북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동아는 해당 기사에서 “북-미간 신경전은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고 보도했다.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영구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핵무기뿐만 아니라 미사일을 폐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동아일보는 “비핵화를 촉구하고 김정은의 ‘평창 공세’로 인한 대북제재 균열을 막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3면 “시간-규모 줄였지만…美사정권 ‘화성 14, 15형’으로 무력시위” 기사에서 대륙간단도미사일(ICBM) 등 미사일 전력이 동원된 것을 두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선포’에 대한 내부 과시와 ‘올림픽 참가와 비핵화는 별개’라는 대외적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는 다른 기사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고려해 열병식의 규모를 축소했지만 “북한이 평창 참가를 계기로 여러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얻어낸 상황에서 더 큰 양보들을 얻어내기 위해 로키 카드를 유지하겠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신형 무기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가장 최신형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열병식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의 의미를 마냥 축소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조선과 동아일보에 비해 북한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함을 보여왔던 중앙일보는 오늘자(9일)에선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앙일보는 3면 ‘북한이 부각되는 올림픽 … 평창 이후 ‘청구서’ 날아오나’라는 전문가들 긴급진단을 실었다. 다양한 전문가들 견해를 소개했지만 중앙은 “한·미 간 신뢰가 훼손된다면 평창 이후 ‘동맹 비용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중앙일보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면배치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올림픽은 평화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상대적으로 남북 긴장 등의 갈등양상보다는 ‘평화’를 강조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제목을 한겨레 “불 밝힌 평창…평화가 달려온다”로 뽑으면서 “기원전 776년 시작된 고대올림픽, 서로 으르렁대던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올림픽 정전’을 선언하고 전쟁을 잠시 멈췄다. 그로부터 2800년가량 세월이 흐른 2018년, 그 정신은 ‘평화올림픽’으로 승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 9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 9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기사

이어 “‘하나된 열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구촌 최대의 눈과 얼음의 축제’에 92개 나라에서 선수(2925명)·임원 등 역대 최다인 6500여명의 손님이 찾아왔다”며 “갈라진 한반도의 반쪽인 북쪽에서도 선수 22명 등 46명의 선수단과 예술단·응원단, 고위급 지도자까지 방남해 남북 간에 봄바람이 일렁이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메시지도 같은 기사에서 언급했다. 교황은 지난 7일 바티칸에서 “두 개의 한국대표단이 개막식에서 한반도기 아래 함께 행진하고 단일팀을 결성한 것은 전통적인 올림픽 휴전”이라며 “이는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해 전세계에 평화와 희망을 안겨준다”고 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는 ‘평화의 여전사’가 되는 큰 기쁨일 것”이라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통해 평창올림픽 기간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관련 세력이 올림픽 휴전 정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1면 “‘손에 손잡고’ 북한 선수단 입촌”이란 제목의 사진기사를 배치해 평화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 신문은 사진 설명을 통해 “8일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진행된 가운데 북한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가운데 두고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1면 머리기사 제목을 “평창을 즐겨라, 평화를 살려라”로 뽑아 평화분위기를 강조했다.

▲ 9일자 서울신문 기사, 평창 주요 경기 일정
▲ 9일자 서울신문 기사, 평창 주요 경기 일정

한편 조선일보는 “평창동계올림픽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스포츠·정치·경제·사회·산업·문화부 기자, 해외 특파원, 각 분야 전문 칼럼니스트들로 구성한 특별취재반을 운영한다”며 “올림픽 지면도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의 자매지인 일본 마이니치신문, 중국청년보와 함께 공동 취재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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