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서 미투(#MeToo) 선언이 나왔다.

YTN여기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전세계에 번져나가고 있는 미투(#MeToo) 외침이 마침내 YTN을 향해 터져나왔다. 입사 1년여 만에 퇴사한 막내 기자가 어렵사리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언론계에 몸 담았던 A씨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미투(#MeToo)선언을 했다. A씨는 여러 매체에서 기자로 생활하며 같은 매체 선배 기자, 타사 기자, 취재원 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특정 매체가 아닌 언론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라는 점이 드러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A씨가 일했던 매체 중 하나였던 YTN의 여기자협회가 페이스북 글을 접하고 문제제기를 하는 성명을 낸 것이다.

▲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YTN 기자 시절 벌어진 성추행을 A씨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그리 친하지 않은 한 남자 선배가 전화와서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 말했습니다. 웃어넘기고 나니 그다음 회식을 마치고는 아예 자기 집 방향 택시에 저를 욱여넣었습니다. 몹시 불쾌한 일이 이어졌고, 저는 택시를 세워달라고 소리쳤습니다. 제가 끝끝내 거부하자 가해자가 세워달라 했고, 택시는 그제야 멈췄습니다.”

A씨는 “이 회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미투 를 외쳐주길 기다렸습니다”면서 “하지만 제가 매일 성추행 관련 뉴스를 마주하며 자괴감에 허덕이고 있을 때, 고생하는 수많은 선배 대신 하필이면 가해자가 정의의 사도로 묘사된 글을 보고 말았습니다”라며 공개 배경을 밝혔다. 

A씨는 “제 선배들이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일부분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비중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한 과오가 드러났습니다”라며 “제 전 직장의 선배들은 정말 감사하게도 ‘남자들끼리 흔히 하는 농담인데 잘못걸렸네’ 가 아니라 성적 가치관의 문제는 결격사유가 된다는 것을 짚어주셨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YTN 여기자협회는 “사건 이후 피해자를 따라다녔을 크나큰 괴로움에 공감하며, 좀 더 일찍 들여다보고 고충을 헤아리지 못한 불찰에 대해 선배이자 동료로서 한없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YTN 여기자협회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사가 절차에 따른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절박하게 요청한다”면서 “이 과정은 철저히 피해자 보호를 중심으로,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단 공론화된 사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아직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YTN여기자협회는 “피해자가 숨겨왔던 기억을 어렵게 꺼내놓았다. 이제 우리가 그 기억의 퍼즐을 함께 맞추며 아픔을 보듬고 상처 치유에 힘을 모을 차례이다. YTN 여기자협회는 이 연대의 중심에서 피해자와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사 일부 수정 : 2월7일 오후 10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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