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7일자 전국단위종합일간지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평화 올림픽 흔드는 미국의 ‘정치 게임’”
국민일보 “16년 전 그 배가 다시 왔다”
동아일보 “美, 한국에 ‘北 가상통화 돈세탁 막아달라’”
서울신문 “평화·문화올림픽 막 올랐다”
세계일보 “교내 수상·자율동아리 학생부에 기재 못한다”
조선일보 “육해공 다 열어주나”
중앙일보 “이재용 복귀한 삼성 ‘대규모 반도체 투자’”
한겨레 “60~90년대 정경유착 낡은 잣대로 삼성 ‘편법승계 거래’ 눈감은 법원”
한국일보 “과학이 말한다 ‘이상화 3연패 OK’”

중앙일보의 특별한 1면

뇌물죄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중앙일보는 7일자 1면에서 “반도체 투자”를 강조했다. ‘이재용 석방 효과’를 부각하기 위함이다.

중앙일보는 “삼성전자가 수십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 생산라인을 건설한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처음 나온 대규모 투자계획이다. 미뤄졌던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도 곧 실시된다. 삼성식 ‘스피드 경영’이 다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또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예전부터 검토하던 사안”이라며 “하지만 이 부회장이 석방된 지 이틀 만에 추진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삼성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일보 기사에서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부회장의 주도로 그룹의 안정화와 반도체 호황 이후를 대비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앙일보 7일자 1면.
▲ 중앙일보 7일자 1면.
‘이재용’ 키워드 검색

신문 지면 검색 프로그램을 활용해 7일자 지면에 등장한 ‘이재용’ 기사를 검색해봤다. 이재용 석방 결정에 비판적인 한겨레·경향을 제외하고 주요 언론사 기사들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7일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관련 기사 모음

“출소 후 총수들처럼?… 이재용 행보 어디로”(국민일보 1면)
“朴·崔에게 준 36억 유죄 인정 강압 판단 ‘특별감경인자’ 반영”(국민일보 10면)
[사설] 판사 인신공격, ‘재판 독립’에 중대한 위협이다(동아일보 사설)
“정형식 부장판사 ‘비난 예상했지만 친인척 거론은 좀 지나쳐’”(동아일보 5면)
“이틀연속 李회장 병원 찾아… 신뢰회복-투자 ‘조용한’ 시동”(동아일보 5면)

▲ 동아일보 7일자 5면.
▲ 동아일보 7일자 5면.

“자동차 전장부품·AI서비스… 이재용식 신성장사업 투자 ‘촉각’”(디지털타임스 3면)
“JY, 평창올림픽서 경영 재개 시동거나”(매일경제 16면)
“또 신상털기 비난… 훼손되는 사법독립”(매일경제 27면)
[사설] 정형식 판사에 대한 인신공격은 법치를 흔드는 일(매일경제 사설)
“삼성 금융계열사 CEO 이번주 다 바뀐다”(머니투데이 10면)
“풀려난 JY… 안풀리는 발행 어음”(머니투데이 26면)
“‘삼성에 거는 국민들 기대 절감’ 환골탈태 의지”(서울경제 6면)
“‘반도체 패권 이어간다’ 출소 이틀 만에 경영공백 메운 JY”(서울경제 6면)
“‘삼성證 발행어음업 심사 JY 집행유예 끝난 뒤 재개’”(매일경제 21면)

▲ 서울경제 7일자 6면.
▲ 서울경제 7일자 6면.

“이재용 부회장 행보에 쏠린 눈… 경영복귀 언제쯤?”(머니투데이 12면)
“‘세대교체’ ‘성과주의’ 중심 금융계열사도 물갈이 눈앞”(서울경제 6면)
“평택2공장 30조 투자 ‘스피드 경영’ 나선 삼성”(서울경제 1면)
“특검이 못 살린 이재용 항소심 ‘3번의 변곡점’”(서울신문 4면)
“돌아온 JY 첫 행보… 평택 반도체 2라인 대규모 투자?”(서울신문 4면)
“공정위 압박·부정 여론 앞에 선 삼성, 지배구조 개편 나서나”(서울신문 4면)
“‘정형식 판결 특별감사를’ 靑청원 추천수 14만 넘어”(서울신문 4면)
“‘삼성 장학생’·‘적폐 판사’… 도넘은 인신공격·무차별 신상털기”(세계일보 6면)
[사설] 이재용 항소심 판사 적폐로 모는 행태야말로 진짜 적폐(세계일보 사설)
“삼성, 3개 小그룹 중심으로… 책임·투명경영 힘쓸 듯”(아시아투데이 12면)
“돌아온 이재용… 일자리·주주환원·사회공헌 ‘통큰 행보’”(아시아투데이 12면)
“이재용 부회장 첫 행보 ‘평창올림픽’될까?”(아시아투데이 11면)

▲ 매일경제 7일자 16면.
▲ 매일경제 7일자 16면.
[기자의 눈] 법치주의 흔드는 ‘판사의 신상털기’(아시아투데이 31면)
“이재용 업무1호는 ‘중기 상생’”(아주경제 1면)
“이재용의 ‘뉴삼성’… M&A 등 ‘스피드 경영’ 시작됐다”(아주경제 8면)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 늦어도 내주 단행”(아주경제 13면)
“조기 복귀냐 숨 고르기냐… 이재용 행보에 재계 이목 집중”(전자신문 15면)
[사설] 속도 내는 삼성 미래 행보(전자신문 사설)
“삼성전자, 30조원 풀어 평택 반도체 2공장 세운다”(전자신문 1면)
“민주당, 일제히 ‘이재용·법원 때리기’”(조선일보 5면)
“이재용의 첫 결정은… 평택 반도체 공장 30兆 투자”(조선일보 경제B1면)
[사설] 국민은 삼성의 ‘사업 보국’을 바란다(조선일보 사설)

▲ 조선일보 7일자 사설.
▲ 조선일보 7일자 사설.

“이재용 복귀한 삼성 ‘대규모 반도체 투자’”(중앙일보 1면)
“안종범 수첩, 김영한 일지… 대법원 증거 능력 판단이 변수”(중앙일보 8면)
“재계 ‘국민정서법·정치 아닌 법 논리대로 판결에 의미’”(중앙일보 8면)
[취재일기] 누구를 위한 ‘재판부 공격’인가(중앙일보 29면)
“삼성 평택에 30兆 들여 반도체 제2공장”(파이낸셜뉴스 1면)
“구심력 되찾은 삼성, 평택 투자·평창 지원 등 ‘일사천리’”(파이낸셜뉴스 4면)
“윤부근 부회장 ‘이젠 스피드 경영’”(파이낸셜뉴스 4면)
“‘삼성, 더 큰 것 추진할 것’… 외신들 신규 투자에 주목”(파이낸셜뉴스 4면)
“현안 첩첩… 李 부회장 어떤 역할할지 주목”(한국일보 2면)

▲ 한국경제 7일자 6면.
▲ 한국경제 7일자 6면.

“이재용 재판, 대법 전원합의체서 최종 결론 낼 듯”(한국일보 2면)
“항소심서 증거 인정 안된 안종법 수첩 박근혜·최순실 1심 판결에 영향 가능성”(한국일보 2면)
“재계 ‘정형식 판사 ‘신의 한수’뒀다 정경유착 근절에 경종 울린 판결’”(한국경제 6면)
“李 부회장, 자택 머물며 휴식… 지인·거래처 축하 꽃다발 쇄도”(한국경제 6면)
“삼성생명·화재·증권 ‘빅3CEO’ 바뀔 듯… 금융도 세대교체”(한국경제 6면)
“또 판사 ‘마녀사냥’… 파면 청원에 석궁테러 위협도”(한국경제 29면)

분석해보니

한겨레·경향을 제외한 언론사들은 우호적 시각에서 썼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띄웠다. ‘30조 반도체 공장’ ‘스피드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외신들의 긍정적인 반응만 골라다 썼다. “신의 한수”라는 재계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51개 기사 가운데 부정적인 것은 찾기 어렵다. 한국 언론은 삼성을 비난·비판할 수 없다. 조선일보 사설을 빌리면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에 분노한 국민에 대해선 ‘마녀사냥’이라고 덧씌우면 된다. 삼성에 대한 봐주기식 판결이라는 여론이 있는데도 언론은 ‘판사 신상털기’를 비난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분노한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반면, 이 부회장 자택에 “꽃다발과 케이크 등을 든 택배원들이 분주히 드나들었다”는 사실에는 필력을 발휘한다.

한겨레·경향은 이번 사태에 비판적이다. 특히 한겨레는 법원 판결 비판과 분석에 ‘올인 모드’다. 이 신문들의 관련 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

[사설] 이재용은 풀려나고, 재벌개혁은 오리무중인가(경향신문 사설)
“안종범 수첩·제3자 뇌물… 이재용 재판 ‘3라운드’ 핵심 쟁점”(경향신문 4면)
“석방 이틀째, 이 부회장 ‘잠잠’”(경향신문 4면)
“‘삼성, 합병 로비는 사실’… 공정위, 예정대로 ‘순환출자 기준’ 변경”(경향신문 4면)
“삼성 지배구조 개선 속도 내나”(경향신문 4면)

▲ 한겨레 7일자 1면.
▲ 한겨레 7일자 1면.

“60~90년대 정경유착 낡은 잣대로 삼성 ‘편법승계 거래’ 눈감은 법원”(한겨레 1면)
“뇌물 9천만원은 실형-36억은 집행유예… 재벌에 휜 ‘정의’”(한겨레 5면)
“전성인 교수 ‘삼성개혁 더 이상 미루지 말라’”(한겨레19면)
[사설] ‘문어발 확장 없으니 정경유착 아니다’라는 궤변(한겨레 사설)
“국정농단 증거인데… 안종범 수첩 못 믿겠다?”(한겨레 4면)
“독일 최순실에 준 뇌물, 국외도피 아니다? 특검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란 논리’”(한겨레 5면)

▲ 한겨레 7일자 5면.
▲ 한겨레 7일자 5면.

“말·차량 사용 뇌물 인정하고도 액수 산정은 안해”(한겨레 4면)
“참여연대 ‘증거에 눈감고 정의에 귀막은 막가파 판결’”(한겨레 5면)
“WP ‘한국인들 여전히 삼성공화국에 산다’”(한겨레 5면)
“경영권 승계 ‘청탁 부정’은 이재용 석방 ‘짜맞추기’ 판결”(한겨레 4면)
[하종강 칼럼] 삼성 이재용 판결 때문에 하는 변명(한겨레 26면)

한겨레는 사설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분노하는 국민을 대변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정경유착이다. 촛불집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적폐 청산’의 과제로 정경유착 근절과 재벌 개혁을 외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법을 고치고 제도를 개선해도 재벌 총수의 비리에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면 재벌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일대 각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 한겨레 7일자 사설.
▲ 한겨레 7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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