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자유한국당 출입금지 조치를 받은 MBN이 뉴스를 통해 반발했다.

지난 2일 MBN 뉴스8의 김주하 앵커는 MBN 기자협회의 입장을 전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주하 앵커는 “오늘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MBN 취재진에게 마이크를 빼라, 당사에서 나가라고 한 일로 좀 시끄러웠다”면서 “MBN이 가짜뉴스를 보도했기 때문이라는데 그래서 저희도 저희 입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

MBN에 따르면 2일 오전8시43분 MBN 온라인팀은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내용을 담은 “류여해도 미투동참? ‘홍준표에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직후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수년 간 당해왔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MBN은 오전 9시18분 기사를 삭제했다.

▲ 2일 MBN 뉴스8 보도화면 갈무리.
▲ 2일 MBN 뉴스8 보도화면 갈무리.

류여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희롱을 여러번 당해왔다고 밝혔는데 MBN 온라인팀이 본문을 축약한 제목을 쓰는 과정에서 잘못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MBN은 2일 오후 정정보도문을 내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MBN은 “잠시나마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는 물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주하 앵커는 “홍준표 대표는 ‘수년간’이라는 표현에 대해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MBN 기자를 취재현장에서 즉각 쫓아냈다”면서 “정정보도문을 게재했음에도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MBN 출입금지와 취재 거부를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주하 앵커는 “출입금지 조치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로, 정정보도 요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등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는 이의신청을 생략한 채 취해진 것”이라며 “언론 길들이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MBN기자협회의 입장을 전했다.

표면적인 문제는 ‘수년 간’이라는 표현 때문이지만 한국당은 ‘성희롱을 한 적 없는데 성희롱을 했다고 보도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이 같은 주장을 한 건 사실이고 그 주장을 전한 것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출입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 2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취재거부 당한 MBN 기자들이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장제원 대변인에게 항의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 2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취재거부 당한 MBN 기자들이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장제원 대변인에게 항의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다른 방송에서도 한국당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MBC 뉴스데스크는 “자유한국당이 분명히 하지 않는 점들이 있다”면서 “‘성희롱을 할 만한 사람에게 해야지’라는 홍 대표의 발언이 과연 성희롱이 아닌지, 그리고 정정보도 청구 등 적절한 절차 없이 유례없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SBS 8뉴스는 “‘SBS를 없애겠다’, ‘MBC는 좌편향 방송을 한다’ 그동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에 쏟아낸 발언들”이라며 홍준표 대표의 부적절한 언론관이 드러난 발언을 언급했다.

8뉴스는 “홍준표 대표는 법적 조치까지 언급하고 있는데 다소 감정적인 이런 대응에는 비판적인 보도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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