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이 2일 오후 7시35분 현재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장실에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조합원 6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최 사장이 이날 오전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노종면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논란에 대해 “명확한 합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 파기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이 조작됐다”고 발언한 것이 조합원들을 자극시킨 것이다.

최 사장은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이 중재에 나선 지난해 12월24일 3자 협상(김 위원장-최남수 당시 사장 내정자-박진수 지부장)에서 구두 합의된 노종면 보도국장 후보 지명 문제를 파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합의 파기는 언론노조 YTN지부가 지난 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 최남수 YTN 사장이 2일 오후 6시50분 현재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장실에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 6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최남수 YTN 사장이 2일 오후 6시50분 현재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장실에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 6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오른쪽)이 3자 합의 파기와 2일 오전 MBC뉴스 인터뷰에서 거짓을 말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진수 언론노조YTN지부장(오른쪽)이 최남수 사장에게 3자 합의 파기와 2일 오전 MBC뉴스 인터뷰에서 거짓을 말했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러나 최 사장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합의’를 ‘협의’로 격하한 뒤 구두로 이뤄진 약속은 구속력이 없다는 식으로 주장해 구성원의 분노를 사고 있다.

YTN 노조 조합원들과 최 사장의 대치는 오후 4시40분경부터 본격화했다. 파업 중 출근을 감행한 뒤 사장실 문을 잠그고 방 안에 있던 최 사장이 사장실 문 밖으로 나서자 조합원 50여 명이 둘러싸고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 최 사장은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됐던 노조의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피해 외부에서 업무를 봐왔다.

한 앵커 조합원은 사장실 앞에서 크게 분개하며 “방송은 내 인생 전부였다”며 “왜 외부에 있던 사람이 와서 내 인생을 망치려 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조합원은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며 “사장으로서 직원들이 얼마나 절박한지 알고 있느냐”고 울먹이며 말했다.

박진수 지부장도 “당신은 사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이미 신뢰가 깨졌는데 어떻게 다시 논의할 수 있겠느냐”며 흥분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사장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가 되겠느냐”며 “떨어져서 이야기하자”, “충분히 들었다”고 했지만 조합원 분노는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사장이라고 (구성원들이) 노사 합의라는 모양새를 만들어줬더니 뒤통수를 쳤다. 어떻게 대화가 될 수 있겠느냐”, “제발 눈뜨고 이 상황을 보라. 이게 정상인가”, “우리가 얼마나 절박한지 아느냐. 언론장악과 맞선 지난 10년의 고통을 외부에 있는 사람이 알 수 있느냐”, “다른 방송들은 정상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10년째 싸워야 하는 상황이 너무 분하고 안타깝다”, “당신은 핫바지다”, “여기가 어디라고 숟가락을 얹어” 등 목소리를 높였다.

▲ 언론노조 YTN조합원들에 둘러싸인 최남수 사장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언론노조 YTN조합원들에 둘러싸인 최남수 사장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최남수 YTN 사장이 2일 오후 7시45분께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장실에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 6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최남수 YTN 사장이 2일 오후 7시45분께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장실에서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 60여 명에게 둘러싸인 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종면 YTN 복직 기자는 “내게 노조위원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던 게 최남수씨”라며 “만나서 무엇이 이뤄졌느냐”고 분개했다. 노 기자는 “후배들 상대로 소송하지 말고 우리를 해고하고 징계하라”고 절규했다. 

노 기자는 MB 정부 시절인 2008년 MB 특보 출신 YTN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지난해에야 복직했다. 사장실에서 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조합원 다수는 노 기자와 함께 공정방송 투쟁에 나섰던 언론인들이다.  

일부 조합원들이 욕설을 포함해 모욕적 언사를 퍼붓고 최 사장이 고립됐는데도 YTN 간부 누구도 3시간여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오는 5일 오전까지 사퇴 의사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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