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2일 춘추관에서 첫 브리핑을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해 정부 출범 당시 초대 대변인에 내정됐다는 설이 돌았다. 하지만 현직에서 바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한겨레 내부 반발이 일었고 지난해 7월 한겨레에서 사직했다.

그리고 이날 김 대변인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충남지사에 출마할 박수현 대변인 후임으로 공식 임명돼 첫 데뷔를 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첫 일성으로 “여러분을 대신해 여러분의 말진(막내 기자)으로, 2진으로 취재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브리핑 주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정상회담 일정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지만 관심은 신임 대변인에게 쏠렸다. 2층 브리핑 장소는 어느 때보다 북적였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 여러분의 말진, 2진 기자가 돼서 궁금한 점을 여쭤보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언제든지 와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일정에 대변인이 참석하는 것은 의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 2월2일 김의겸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평창올림픽 기간 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해 첫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2월2일 김의겸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평창올림픽 기간 정상회담 일정 등에 대해 첫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왜 대변인으로 임명했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과거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을 잘 모르는 분이 어떤 직책을 맡아서 혼선이 있고, 논란을 일으킨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제가 얼마나 문재인 대통령을 잘 이해하는지 모르나, 그런 기대를 갖고 저를 임명하셨다는 취지로 말씀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해 전달하는 것이 대변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말인데 김의겸 대변인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말이자 앞으로 대변인 역할에 충실하라는 주문이다.

박수현 청와대 초대 대변인과 김의겸 신임 대변인은 여러모로 비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 출신 박 대변인은 정무 감각이 뛰어나고 기자들과 스킨십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8개월 동안 역대 대변인이 종종 일으키는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무난하다는 평은 대변인으로서 큰 호평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냉철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있다. 김 대변인이 썼던 기사에도 이 같은 성격이 반영돼 있다는 평이다.

합리적 사고를 통해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은 이미 글을 통해 검증은 되지만 현실정치에서 언론을 상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김의겸 대변인의 과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청와대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언론인 출신을 대변인에 임명한 것은 언론 대응에 대한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권 초반 원만한 대언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인 출신 대변인을 임명했다면 집권 2년차에는 문재인표 정책을 관철시키는 게 필요하고 이에 대한 언론의 공세에 차단하기 위해 언론 문법을 잘 알고 있는 언론인 출신 대변인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 이후 마이크를 잡은 박수현 대변인은 “8개월 전 이 자리에서 대변인은 청와대의 품격이라고 얘기했고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잘 듣는다는 것이고 이고 국민 목소리로 듣겠다고 말씀 드렸다”면서 “(저의) 부족했던 부분은 김의겸 대변인이 잘 채워주시리라 믿고 청와대의 목소리와 말씀을 잘 전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