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선거 연령을 하향하고, 노동자의 휴식권 확보를 강조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 정책을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강조한 ‘선거연령 하향’과 ‘노동시간 단축’은 이전까지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던 의제였다. 1년 전 자유한국당은 선거연령 하향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소극적이었고, 특히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1월에만 3번의 논평을 내어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 연설을 두고 “반성부터 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노동자의 정당한 건강권과 휴식권 확보는우리사회가 쟁취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라며 “이 문제를 깊이 인식한 우리 국회도 여·야 할 것 없이 노동시간 단축 논의를 심도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를 말하기에 앞서 오늘날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심각한 사회적 격차 문제로 제기된 비정규직 문제의 근원은 결국‘김대중-노무현 정부’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이른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계기가 되었던 1998년 입법과,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던 2006년 입법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솔직한 입장표명과 자기고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을 통한 참정권 확대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미래세대를 책임지는 사회개혁 정당으로서 선거연령 하향과 사회적 평등권 확대에 결코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학교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는 취학연령 하향으로 불식해 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의 기존 입장과 달리 김 원내대표가 노동시간 단축과 선거연령 하향을 언급한 것에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휴일 보장, 사회적 불평등 해소, 선거연령 하향을 언급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입법을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의제는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반대해 온 사안이다. 선거연령 하향은 1년 전 2월 임시국회에서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입법 과제로 떠올랐으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소극적 태도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국민의당은 1일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정략적인 이유로 선거연령 하향을 수년 동안 반대해왔다”며 “작년 대선 때 올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공약 후 손바닥 뒤집 듯이 뒤집어놓고, 이제 와서 선거연령 하향을 논하고 개헌중심정당을 표방하고 나서다니 앞으로도 자유한국당의 후안무치는 계속될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노동시간 단축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은 1월에도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여러 차례 논평을 내고 비판해왔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7일 논평에서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로 편중된 정책과 강성노조 활동으로 기업 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1일에도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업 경영 환경도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급격한 최저 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에 이어 최근 가파른 유가 상승은 경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25일에도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정책추진으로 우리 산업현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이날 교섭단체 연설 이후 브리핑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노동시간 단축을 언급했으나 국회 논의에서 어깃장을 놓고 개악안을 들이민 것이 자유한국당”이라며 “국민의 인식 속에서 가장 반노동적인 집단이 바로 자유한국당이다. 조금 더 엄혹한 시선을 깨닫고 노동 문제에 올바른 진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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