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KBS 신임 사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31일 2시간 넘는 논의 끝에 차기 사장 임명제청 절차를 의결했다. 야권 이사들(조우석·변석찬·차기환)이 퇴장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논의엔 여권 이사 6명이 참여했다.

이번 KBS 사장 후보자 공모 절차에는 KBS 최초로 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시민자문단’이 꾸려진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들이 시민자문단 앞에서 직접 정책 발표회를 열어 평가를 받으면 이사회가 이를 기반으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 임명제청하는 방식이다. 정책 발표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KBS 사장은 그동안 이사회의 후보자 임명제청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됐다. 전임 고대영 사장 이후 국회 청문회 절차가 도입됐지만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의 ‘밀실 합의’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 22일 오후 고대영 KBS 사장 해임제청안이 의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2일 오후 고대영 KBS 사장 해임제청안이 의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서중 KBS 이사(여권 몫)는 “기존에 하던 이사회 추천 방식보다 독립적으로 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논의한 끝에 투명성과 개방성, 시청자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의 취지를 살려보자는 것이다.

심사 기준으로 총 6개 항목이 제시됐다.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비전 △KBS 정상화 방안(조직 화합·결속, 정치적 독립과 공정방송 실현, 취재 제작 자율성 보장 방안, 비정규직·외주제작 체제 개선 방안 등) △미디어 환경 변화 속 KBS 미래 전략 △지역방송 활성화 방안 △시청자 권익 확대 방안 △도덕성·청렴성 등이다.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KBS 사장 후보자 공모는 2월9일까지며 서류 접수는 2월5일부터다. 정책발표회 및 시민자문단 회의는 2월24일, 이사회 면접 및 최종 후보자 선정은 2월26일로 예정돼 있다. 시민자문단 구성 방안과 후보자 압축 배수 등은 추후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 내부에 사장 임명제청 절차를 관리할 소위원회도 구성될 예정이다. 김서중 이사는 “퇴장한 이사들 의견도 모아야 하기 때문에 그분들을 포함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선 지난 22일 사퇴한 이인호 이사장 후임으로 김상근 이사장이 선출됐다. 신임 이사장 선임에 반발하며 퇴장한 야권 이사들은 향후 사장 후보자 임명제청 논의엔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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