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이를 무마 시도했다는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당 의원에 관한) 이렇게 명료한 문제에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이자 원대대변인인 신보라 의원은 서지현 검사가 불러일으킨 미투운동에 정치권이 제역할을 해야 하며 성범죄를 근절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최 의원 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신 의원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충분한 입장설명이) 안된 것”이라며 “그 정당이 그런 것을 할지도 의문이지만, 임은정 검사의 진술 증언이 있고, 당사자인 서 검사가 8년 동안이나 고통을 호소하다 밝힌 것인데 지금 그런 식으로 (모르쇠를 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당에서 (최 의원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라며 “최교일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온 과정에 대한 온갖 의문점들을 뒤로 하더라도 이 사건은 명료하고, 딱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에서 강력하게 조사하겠다고 하니 진실은 곧 밝혀지리라 본다”며 “(시효가 지났거나 가해자가 현직에 없다해도) 진상조사를 통해 진상파악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최교일(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최교일 페이스북
▲ 최교일(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최교일 페이스북
앞서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안태근 전 검찰청 검찰국장에 의한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한 의혹을 받고 있는 최교일 의원이 모르쇠 변명을 늘어놓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사건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무마하거나 덮은 사실도 전혀 없다”는 최 의원 입장에 대해 김 대변인은 “임 검사의 주장과 180도 다른 말로 발뺌을 하고 있다”며 “임은정 검사의 구체적 정황이 담긴 이야기로 볼 때 최교일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짐작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데도 발뺌만 하고 있는 최교일 의원은 너무 비겁하다”고 밝혔다.

앞서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0년 10월 상가집에서 안태근 전 국장의 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 발생 직후 법무부 감찰 쪽 요청으로 진상파악에 나서자 최교일 당시 검사장이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어깨를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라며 호통을 쳤다고 폭로했다.

김 대변인은 “문제는 최교일 의원처럼 현직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이 된 경우”라며 “최교일 의원은 잡아떼기식으로 법망을 빠져 나갈 궁리만 할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최교일 의원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서지현 검사의 이번 폭로가 갑질 성범죄의 그 연장선상에 있다며 “사회 각 분야의 여성들이 성범죄 가해자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한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피해 여성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특히 갑질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나 책임추궁 및 사과 등을 할 계획이 있는지에 질의했으나 신보라 의원은 31일 오후 6시까지도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교일 의원도 아직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백장미 쇼’를 벌였다”며 “서지현 검사의 눈물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두 의원은 최교일 의원에 대한 당의 입장이나 설명은 하지 않았다.

▲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 사진=임은정 페이스북
▲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 사진=임은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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