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3일 사퇴하겠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발언에 중재파 의원들이 “불쾌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민의당 중재파들은 안 대표의 ‘선 사퇴, 후 전당대회(통합)’라는 중재안을 냈지만, 13일 통합 전당대회 후 사퇴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중재파의 합류를 전제로 한 사퇴는 중재안을 거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통합개혁신당(가칭)의 공동대표로 함께 활동해주기 바라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사퇴 발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파 역시 “안철수식 꼼수”라며 비판했다. 결국 안 대표의 ‘13일 사퇴’ 발언은 그 누구의 마음을 얻지 못한 잘못된 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위해서 입장하고 있다.사진=민중의소리. ⓒ정의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이 이제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통합을 끝내 반대하시는 분들과 뜻을 함께하지 못했고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이 부분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중재파를 향해 “당이 이처럼 풍파를 겪는 상황에서도 당의 중심을 굳건히 지키며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중재에 애써주신 분들이 계신다”며 “그렇게 함께 해주신다면 저는 신당이 창당되는 날인 2월13일에 통합을 완결시키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의원, 주승용 의원 등으로 대표되는 국민의당 중재파들은 안철수 대표의 사퇴 발표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김동철 원내대표, 주승용, 이용호 의원 등 중재파 긴급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에게 “말은 사퇴지만 통합 전당대회가 끝나버리면 이 당은 법률적으로 소멸되고 대표직이 소멸되기 때문에 사퇴가 아니다”라며 “결국 통합대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우리 중재파들의 제안을 거부한 것과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역시 중재파인 주승용 의원은 “안 대표 결정에 따라 우리가 갈 거냐 말 거냐, 통합에 합류할 거냐 말 거냐를 결정하는 건데 중재파가 합류하면 사퇴하고 안 하면 안 하겠다는 뜻으로 들려서 대단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월1일 입장을 발표하겠다”면서 “중재파들의 행동은 통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재파 의원들은 2월1일 긴급 회동을 가지기로 했다.

안철수 대표의 ‘사퇴 발언’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유 대표는 31일 오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통합개혁신당 성공을 위해 안 대표와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에 변함이 없다”며 안 대표의 사퇴 입장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30일 “통합신당 초기의 성공을 위해서 지방선거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 생각을 전달했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는 상황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만약 그런 상황(안 대표 사퇴)이 온다면 새로 생각해봐야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인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 측 최경환 대변인은 “한마디로 새로울 것 없는 안철수식 꼼수”라며 “중재파 전원의 합당 참여를 전제로 사퇴하겠다는 것은 중재파 요청을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대변인은 “설사 사퇴를 해도 지방선거 선대위원장 등 직책으로 전면에 나서서 당을 장악할 것”이라며 “안철수 대표의 사퇴는 중재파 유인책으로 민주평화당 창당 때까지 어떻게든 중재파를 붙잡아 두겠다는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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