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서지현 검사 인터뷰가 언론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법무부와 검찰 전직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이에 뉴스룸은 서지현 검사를 섭외해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가 언론계에서 화제가 되는 건, JTBC가 메인뉴스 시간에 해당 인터뷰에 18분여나 할애했다는 것, 또한 관련해 기사가 여러 건 나왔지만 당사자를 직접 스튜디오에 불러냈다는 것, 이로 인해 ‘검찰 내부에서 있었던 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을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MeToo’ 운동처럼 사회적 이슈로 부상시켰다는데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인터뷰에 대해 “한 방 묵직하게 맞은 기분”이라며 “다른 모든 언론사들이 지레짐작으로, 혹은 관성으로 ‘피해자가, 더구나 현직검사인데 나서겠냐’는 선입견과 단정 아래 ‘둘둘 한 두 꼭지 말면 된다’는 매너리즘으로 사건을 대하던 순간, 이 방송사는 당사자를 스튜디오에 불러냈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어 “앵커는 절제와 품위를 잃지 않고 필요한 질문을 던졌고, 피해 당사자인 현직검사는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꾹꾹 누르며 검찰 내 성범죄를 고발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 인터뷰 이후에 뒤따를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겠지만, 언론에 몸담고 있는 자로서 보자면 이 인터뷰는 죽어가던 본능과 기본을 다시 일깨우는 전기충격 같았다”고 평가했다.

▲ 1월29일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 1월29일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도 3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인터뷰에 대해 “서지현 검사 인터뷰는 우리 사회의 보수성, 검찰 조직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개인적으로 굉장히 역사적인 인터뷰라고 생각한다”며 “아마 두고두고 이정표가 될 인터뷰로 기록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총수는 “굉장히 힘든 인터뷰”라며 “본인도 용기를 냈겠지만 인터뷰로 인해 같은 처지의 여성들이 위로받고 격려도 받고 용기도 되고 더 적극적인 폭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인터뷰에서 서 검사는 울음을 삼키며 자신의 피해 사실을 담담하지만 당당하게 폭로했다. 서 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법무부에 파견 간 고위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후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내부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오히려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 사건의 연루자로 안태근 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최교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 검사는 인터뷰를 통해 “제가 범죄의 피해를 입었고 또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닌가, 굉장히 내가 불명예스러운 일을 당했구나라는 자책감에 굉장한 괴로움이 컸다”며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와서 범죄 피해자분들께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분들께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어서 나왔다. 제가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는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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