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첫 회의를 29일 진행하며 통합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당 통합파는 지난 28일 백드롭 이미지 교체, 29일 당명 공모 결과 발표, 통추위 회의 진행 등 숨 가쁘게 통합 진행 관련 실무를 처리했다.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국민의당 내 통합 관련 갈등을 의식한 듯 “한국 정치의 역사상 이번 통합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8일 국민의당은 기존의 ‘쌍란’ 이미지의 백드롭에서, 초록색 끈과 파란색 끈이 섞인 리본 이미지 백드롭으로 변경했다. 백드롭과 관련해 박인춘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은 “단순히 양당의 결합을 뜻하는 것을 넘어 나비넥타이 모양의 이미지로, 국민의당이 국민께 보내는 프러포즈”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표도 28일 백드롭 이미지와 관련해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듯, 이번 통합은 국민이 그토록 염원해 왔던 정치 개혁의 완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를 낼 것”이라며 “나비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 정치사에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 29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모여 진행한 통합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안철수 대표 등이 뒤쪽에 걸린 백드롭 이미지를 보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 29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모여 진행한 통합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뒤쪽에 걸린 백드롭 이미지를 보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29일 통추위 회의에서는 전날 바뀐 국민의당 백드롭 앞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손을 엇갈려 악수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옷을 입고 통추위에 참석한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악수하러 나오지 않으면 봉합 반대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기도 했다.

통추위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국민의당 내부 갈등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다. 유승민 대표는 “우리 한국 정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번 통합개혁신당만큼 통합이 어려운 적이 없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라는 양극단 세력의 저주에 가까운 악담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진통이 끝나지 않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바른정당 9명 의원들은 통합개혁신당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칠 준비가 된 분들”이라며 국민의당 내부 분위기와 바른정당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 29일 열린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각 정당 의원, 당직자들이 백드롭 이미지 앞에서 손을 엇갈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 29일 열린 국민의당, 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각 정당 의원, 당직자들이 백드롭 이미지 앞에서 손을 엇갈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정민경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통합 반대 움직임에 안팎의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격렬하게 반대하는 몇 분을 제외하면 통합 방향에 공감하고 있고, 통합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통합이 되면 더불어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양당구도를 이룰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일에 양극단 좌우에서 왜곡과 폄훼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길이 옳다는 확신이 있고, 반드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당은 백드롭 이미지 교체와 함께 통합개혁신당 당명 공모 내역을 발표했다. 지난 2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통합개혁신당 당명 공모에는 총 4564명이 참여했고, 중복포함 8220건의 당명이 접수됐다. 가장 많이 공모된 신당 명칭은 ‘바른국민당’으로 428건이었고, 그 다음으로 ‘바른국민의당’이 197건, ‘국민정당’이 193건, ‘국민통합당’이 170건, ‘미래혁신당’이 90건이었다. 이 밖에도 ‘일하는 정당’, ‘다가치당’, ‘참좋은당’ 등의 당명이 접수됐다. 통추위는 이날 당명 공모 결과를 두고 선정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유의동 바른정당 통추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2월1일까지 당명과 관련한 모든 결정을 할 것”이라며 “‘바른국민당’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지만 제일 유력한 것은 아니고 전문가들을 통해 공모 받은 당명 중에서 정식 당명을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통추위가 끝난 후 유의동 대변인은 “차기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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