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였던 김의겸씨가 청와대 차기 대변인으로 내정됐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오전 “김의겸 대변인의 발탁은 주요 정책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관계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메시지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정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5월 김의겸 기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거론된 적이 있다. 대변인 내정설이 기사화되면서 한겨레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현직 기자이면서 대선을 취재했던 인물이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은 한겨레 신뢰도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내부 논란이 일었고, 결국 김 대변인은 두달 뒤 한겨레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수현 대변인이 충남도지사 출마를 위해 대변인직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1월 중순 예고한 이후 김의겸 전 기자는 차기 대변인으로 거론돼 왔다.

김 전 기자는 최순실의 존재를 수면 위에 끌어올리면서 최순실 게이트를 집중 조명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겨레는 케이스포츠 이사장이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이었고 케이스포츠 재단의 배후에 최씨가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김 전 기자는 당시 특별취재팀을 꾸리면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을 최초 제기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보도로 조기 대선까지 치러졌는데 기사에 대한 공정성 등 우려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최순실  특종을 한 기자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권혁기 춘추관장과 고민정 부대변인을 내부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고,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도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청와대는 언론인 출신 외부 인사인 김의겸 전 기자를 대변인으로 선택했다.

청와대가 김의겸 대변인을 선택한 것을 두고 대언론 관계에 변화를 주겠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박수현 대변인의 경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청와대가 차기 대변인을 정치인 출신이 아닌 진보 성향 언론인 출신을 뽑았다는 건 언론 보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된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
▲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된 김의겸 전 한겨레 선임기자.

정부 관계자는 “김의겸 대변인의 경우 언론인 출신 중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일찌감치 받아서 차기 대변인 제1순위였다. 대언론 관계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지난해 5월 청와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는 게 한겨레 윤리 정신에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 상태로 가는게 청와대에도 부담이 될 것 같았다”면서 “(내정 소식과 관련해) 28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라’는 통보를 받았다. 해야 할 일의 무게감과 중량감 때문에 걱정이 많이 앞선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의겸 대변인은 프로필이다.

전북 군산출신

군산 제일고등학교 졸업

고려대 법학과 졸업

<경력>

-한겨레 사회부.정치부 기자

-한겨레 사회부장

-한겨레 정치사회 담당 부국장

-한겨레 논설위원

-한겨레 선임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