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를 두고 ‘평양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평화올림픽 대 평양올림픽 구도를 만들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강원도의회 사정은 많이 다를까.

지난 19일 열린 강원도 제2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는 한반도기를 내세운 남북 공동 입장에 반대한다며 ‘자유월남 패전’을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발언의 주인공은 자유한국당 소속 이문희 강원도의원. 이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평창올림픽 합의 내용인 한반도기 공동입장과 서울과 강릉에서 열리게 될 북측 문화 공연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의 사자성어를 되새겨 본다.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탐하다가 평화를 이야기 하면서 동시에 전쟁을 준비하는 전형적인 북한 정권의 화전 양면 전술에 놀아나 종국엔 자유월남 패전의 전철을 밟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줄곧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평양올림픽’ 주장의 연장선상이다.

이 의원은 과거 올림픽에서 9차례나 한반도기를 내세운 남북 공동 입장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북핵 실전 배치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한반도 전쟁 위험을 넘어 세계평화질서를 위협하고 있는 현 상황과는 결코 비교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북도 당당히 인공기를 들고 참가하면 될 것이다. 불필요한 정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본질이 훼손되면 안된다”면서도 “국민 모두가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협조로 문화·감동올림픽을 전 세계에 선사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한 “14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의 관현악단은 보편적인 예술단체가 아닌 오로지 북한3김 체제의 선전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서울과 강릉에서 열리는 북측 문화공연 행사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 자유한국당 소속 이문희 강원도의원.
▲ 자유한국당 소속 이문희 강원도의원.

이 의원은 “2015년 12월 15일 중국 베이징 공연 준비 중 모란공연악단이 공연 3시간 전에 취소하고 귀국한 이유가 김정은 체제 선전 일색이었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강원도민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위장 평화 전술 뒤에 가려진 북녁 동포들의 실상이다. 자칫 초특권층인 미녀 응원단 웃음 뒤에 가려진 북한 동포들의 참담한 인권실태를 끝내 우리 국민들이 외면한다면 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거짓과 위선으로 치장된 위장 평화 올림픽이었음을 세계인들은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올림픽이 북의 선전체제 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맞닿아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자열 강원도의원은 “전 세계가 평창과 강원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큰 성과를 이루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평화 올림픽을 얘기할 것도 없다. 유일한 분단국, 강원도에서 열리는 절체절명의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평화를 이룬다면 이것보다 역사적인 일은 감히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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