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수 YTN 사장 퇴진을 위해 전국 언론노동자들이 한 곳에 모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 300여 명은 25일 정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YTN 최남수 사퇴를 위한 총력투쟁 출정식’을 열고 퇴진을 촉구했다. 영하 12도 한파 속에서도 “최남수 퇴진”을 외치는 대오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날 ‘1일 연차 휴가’를 제출한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들은 마이크와 카메라를 놓고 거리로 나왔다. 앞서 오전에는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임원실과 보도국 등을 돌며 사장 퇴진 구호를 외쳤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노종면 보도국장 재지명 등을 논의했던 지난해 12월 YTN 노사 합의 파기 △과거 MB 칭송 칼럼 논란 △성희롱 트위터 논란 등을 이유로 최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 사장은 “지금이라도 노사가 원점으로 돌아가 보도국장 이슈를 빨리 봉합하고 새로운 YTN의 혁신 문화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공정방송과 언론개혁을 위해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며 ‘원점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날 출정식에서 “언론사는 신뢰를 먹고 산다”며 “무너진 YTN 공정 보도를 다시 세우는 것 역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최 사장은 중재 속에 이뤄진 노사 합의를 전면 파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YTN노사는 김 위원장 중재 속에 YTN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했지만 최 사장이 보도국장 지명 시한을 어기는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 사장은 단 1초도 YTN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하루빨리 거취를 정하는 것이 YTN 동지들에 대한 예의”라고 말했다.
고대영 전 KBS 사장이 해임되며 5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도 “최 사장이 내뱉는 말과 행동을 보면 ‘언론 적폐’ 고대영(전 KBS 사장)과 김장겸(전 MBC 사장)을 마주하는 느낌”이라며 “고대영도 몰래라도 출근은 했으나 최남수는 출근도 못하고 있다. YTN에서 ‘마지막 적폐’를 청산했다는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YTN 조합원을 격려했다.
한대광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은 최 사장이 YTN 사장에 임명되기 전 몸담은 머니투데이그룹을 도마 위에 올렸다. 한 의장은 “최 사장이 있었던 머니투데이방송을 포함해 머니투데이그룹은 ‘무노조 경영’을 자랑으로 내세운다”며 “(머니투데이가 인수한) 뉴시스의 경우 2년 넘게 임단협이 체결되지 않았다. 언론노조가 (언론노조 뉴시스지부의) 교섭권을 회수해 협상에 임했지만 사측은 교섭단에게 단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사측이 이참에 뉴시스 노조를 깨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최 사장이 YTN 노조를 상대로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무력화 저지, 연봉제 차별 시정’을 위해 파업을 가결한 언론노조 뉴시스지부는 오는 30일 파업 출정식을 예고했다.
해고 27년 만인 지난해 7월 한양대병원으로 원직 복직한 차수련 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최남수 성희롱 트윗’ 논란에 대해 “간호사들은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다. 병원에는 갑질 문화가 만연하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데도 무시당하곤 한다. ‘간호사로 남고 싶지 않다’고 좌절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차 전 위원장은 “KBS, MBC 언론 노동자들이 치열한 투쟁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를 바라보는 YTN 노동자들은 많이 부러우실 것 같다”면서도 “부러울수록 더욱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오는 31일까지 최 사장과 김호성 YTN 상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퇴진하지 않을 시 내달 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한편, YTN은 지난 24일 “YTN은 이른바 ‘적폐’가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사업장이 아니며 상무 이하의 현 경영진은 ‘낙하산’ 논란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사장추천제’와 보도국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를 도입했으며 구성원들의 숙원이었던 해직자들의 복직을 완수했다”며 “그럼에도 YTN 노조는 오히려 최남수 사장과 현 경영진을 ‘적폐’로 몰아세우며 사퇴를 요구하고 심지어는 ‘회사를 나가라’고 하는 폭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