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재야 원로 인사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유신 독재에 맞섰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박정희 독재 정권에서 해직된 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 초대 언론노조위원장이었던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 평화 통일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문규현 신부, ‘불교 적폐 청산’ 운동을 하고 있는 명진 스님 등 내로라하는 사회 원로 30여 명이 참석했다.
▲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명진 스님(왼쪽)과 문규현 신부의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백기완 소장은 “족제비 같은 인사가 도리어 사람을 발로 차고 있는 형국”이라며 “YTN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줄기차게 싸웠다. 촛불시민 혁명으로 언론이 제자리를 잡아가는 와중에 (최남수는) 느닷없이 나타나 사람들을 발로 차고 있다. 족제비가 더 이상 큰소리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MB 정부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지난해 복직한 노종면 기자를 차기 YTN 보도국장으로 지명키로 합의했으면서도 이를 뒤집은 행태를 ‘족제비’에 비유해 비판한 것이다.
명진 스님은 “YTN 돌발영상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며 “돌발영상은 권력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등 민주주의에 기여했던 YTN 콘텐츠였다. 이명박근혜 시대의 사악한 기운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언론, 문화, 경제, 종교계엔 음습한 기운이 남아있다. ‘촛불 쓰나미’ 흐름대로 최남수 사장이 조속히 사표를 제출해야 YTN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이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김종철 이사장은 “최 사장은 머니투데이방송 시절 이명박 찬양 글을 올리고, 여성을 비하하기도 했다”며 “온갖 잡스러운 짓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있는데 여전히 사장이라고 버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YTN 노사 합의 파기’에 대해 “최 사장이 보도국장 인선, 언론 적폐 청산 등의 약속을 다 뒤집었다”고 우려한 뒤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또 서명한 227명은 이승만 자유당과 박정희 독재정권에 맞서고 1980년 5월 항쟁과 1987년 6월 항쟁을 이끌고 참여했던 인사들이다. 이 땅의 민주화와 민족을 위해 투쟁했던 사람들이 최남수 퇴진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길 지도위원도 “평창올림픽 관련 언론 보도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걸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조중동 보수 언론이 의제를 던지면 방송이 뒤따라서 나발을 불고 있는 상황인데 YTN도 자유로울 수 없다. 최 사장이 이런 상황을 방치한 채 끝까지 버틴다면 참담한 꼴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규현 신부의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문규현 신부는 “이명박근혜 적폐 청산 없이 미래는 없다”며 “YTN 역시 적폐 청산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 사장이 있는 한 미래가 없다”며 최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도 “노동자들은 회사가 합의 정신을 무너뜨릴 때 절망하게 된다”며 “노동자와의 약속을 파기한 인사를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우리사회 공정 방송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YTN 구성원들의 노력을 최 사장은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4일 YTN 노사 중재자로 협상에 참여했던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노종면 보도국장 지명에 대한) 합의는 분명 존재했다”며 “또한 YTN 노조가 인사권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최 사장은 사실을 왜곡하며 노조를 폄훼하고 있다. 합의는 그것이 서명이든 문서든 지켜져야 한다.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언론사의 사장이 노사 합의를 뒤집는 행태는 묵과하기 어렵다. 깨진 합의를 되돌릴 순 없다. 오직 사퇴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이 단상에서 최 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원로 선배님들 앞에서 송구한 마음뿐”이라며 “박근혜 정권 부역자들에 의해 YTN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 YTN 사측은 해직자들을 적폐로 몰고 있는데, 구성원들은 좌절을 넘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시절인데, YTN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시국대회를 하는 이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라며 “언론 내 곳곳에 부역 언론인과 적폐 세력이 자리잡고 있다.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오는 31일까지 최 사장과 김호성 YTN 상무 등 YTN 경영진 사퇴를 최후통첩하고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달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 YTN 노사 보도국장 지명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논란을 부른 최남수 YTN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각계각층 원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계, 학계, 노동계, 여성계, 종교계 인사 227명은 24일 한 목소리로 최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김도연 기자
한편, 최 사장은 지난 23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사가 많은 부분 합의를 이룬 상황에서, 노조가 테이블에 앉아 남은 협의에 나서준다면 회사가 다시 정상화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노종면 기자를 포함해 복직자 중에서 보도국장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노 기자는 공개적으로 인사권을 요구하고 있다. 사장을 형식적 결재권자로 치부하는 사람을 임명하면 향후 더 큰 파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노사가 원점으로 돌아가 보도국장 이슈를 빨리 봉합하고 새로운 YTN의 혁신 문화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며 “공정방송과 언론개혁을 위해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