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이 의결된 22일 이인호 KBS 이사장이 사퇴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MBC에 이어 이제 KBS도 권력 놀이를 하는 과격한 언론노조의 자유 무대가 된 셈”이라고 주장하며 “공영방송 KBS 이사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사장인 제가 모친상 중이라 회의 참가가 어렵다고 한 날짜에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제로 한 임시 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의안을 상정했다”며 “해임 사유 소명 시간을 충분히 달라는 고 사장 요구와 소수 이사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사장 해임 제청안을 전격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 22일 사퇴한 이인호 KBS 이사장. 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22일 사퇴한 이인호 KBS 이사장. 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이 이사장은 “이 나라의 이념적 정체성과 법치와 언론의 자유가 모두 함께 유린당했다”며 “뒤에 남게 되는 우국 동지 이사들과 KBS 사원 여러분께 오늘 같은 사태를 막을 힘이 없었던 데 대해 미안하다는 말 밖에 드릴 것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박근혜 낙하산’ 논란 속에 임명된 이인호 이사장은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이자 ‘친일 사관’ 논란을 불러 온 인물이다.

구여권 몫 이사 5명도 이날 고 사장 해임 제청 의결을 비판하며 “국민 방송 KBS 역사에 오점이 찍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 사장 해임 사유를 부정하며 해임 제청 절차를 비판했다. 이사들은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KBS·MBC 두 공영방송이 무너지고 나면 앞으로 ‘쌍끌이 좌편향 보도’가 재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KBS를 권력 하수인으로 전락시키고, 고대영 체제를 연장해보려 한 적폐 이사들에게 경고한다”며 “당신들이 설치던 시기는 1년 전 박근혜 탄핵과 함께 끝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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