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신년 기자회견문을 통해 “좌파 국가주의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 기자회견문에는 제목을 포함해 ‘좌파’라는 단어만 18번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를 ‘좌파 국가주의’로 규정하고 이를 비난하는데 집중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 대표는 ‘평창 올림픽 단일팀’과 관련해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모든 혼란과 퇴행의 원인은 바로 이 정권의 ‘좌파 국가주의’라고 생각한다”며 “피땀 흘려 노력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아 ‘정부 방침’이라는 명목으로 남북 단일팀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발전시켜온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만 넣겠다는 것이 이 정권과 좌파 학자들이 주도하는 헌법 개정안의 핵심”이라며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점에서 보듯,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북한과 다를 것이 없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정민경 기자.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정민경 기자.
홍준표 대표는 기자회견문 시작을 “지난 한 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물길이 크게 바뀌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았다”며 “그 원인과 과정, 결과를 떠나, 모든 것이 역사의 진보를 바라는 국민들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저는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지난 정권의 과오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저희가 국민들께 드린 실망과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깊이 반성하며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짧은 반성의 말 이후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이 반복됐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고 뒤집히고 있지만,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이건 아닌데’ 라는 의구심이 점차 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홍 대표는 “이 정권의 좌파사회주의 실험으로 경제가 뒷걸음질 하면서, 우리가 누리는 풍요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다”며 △위기의 안보 △역주행 경제 △급격한 인구 감소가 한국의 불안요소라고 주장했다.

안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를 장악한 주사파 세력은 우리와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미국을 등지고 북한 김정은의 손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기려 하고 있다”며 “김정은의 시간 벌기용 위장평화 공세와 정치쇼에 끌려 다니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와 관련해 홍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실패한 좌파의 소득재분배론에 불과한 소위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우리의 경제와 산업의 기반마저 허물고 있다”며 “이미 남미와 남유럽의 여러 나라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좌파 포퓰리즘 복지정책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국가 재정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표를 얻기 위한 무상복지와 보편복지를 남발하면서 5년 정권이 50년 국가경제의 뿌리를 썩게 만들고 있다”며 “땀 흘려 일한 국민들의 지갑에서 세금을 훔쳐 쓰는 ‘도둑복지’이며, 빚을 내서 다음 세대에게 세금폭탄을 떠넘기는 ‘외상복지’”라고 비판했다.

인구 감소와 관련해 홍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무려 15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여전히 결혼율과 출산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철지난 좌파 사회주의와 주사파식 사고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도 정부를 비판했다. 홍 대표는 “최저임금을 16.4%나 일시에 졸속적으로 인상한 것은 결과적으로 대표적인 ‘반서민’ ‘반청년’ 정책이 될 것”이라며 “지역별, 산업별 최저임금 차등화와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등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런 좌파 국가주의가 주도하는 정권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결코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서도 “아직 이 정권의 국정과제 1호가 ‘적폐청산’에 머물러 있는 것도,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씨를 말리고 좌파세력에 맞서온 국가 공권력의 고유기능을 해체하여, 그들이 바라는 체제로 이 나라를 바꿔가기 위해서다”라며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과거의 적폐청산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 자유한국당은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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