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올림픽 첫 단일팀 팀 표기는 ‘COR’”
국민일보 “南 찾아온 北… ‘평창 교류’ 첫발”
동아일보 “평창출전 더 따내고 현송월 보낸 北”
서울신문 “남북 ‘평화올림픽’은 시작됐다”
세계일보 “집도 이젠 ‘따로 또 같이’ 대한민국 주거문화”
조선일보 “한반도기 들고, 아리랑 틀고 공동입장”
중앙일보 “김여정·현송월, 당 조직·선전 핵심 올랐다”
한겨레 “올림픽 한반도 선언 평화·흥행 ‘파격 선물’”
한국일보 “휴일 들썩인 현송월… ‘평창타임’ 막 올랐다”

▲ 한겨레 22일자 1면.
▲ 한겨레 22일자 1면.
‘북한 甲질’ 조선 프레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 대표단이 21일 방남했다. 현 단장은 지난해 10월 북한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회 후보 위원에 이름을 올릴 만큼 북한 내부에서 정치적 위상이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에서는 ‘모란봉악단 단장’을 맡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서울과 강릉에서 1차례씩 모두 2차례 공연할 예정이다. 이날 방남 역시 공연 장소, 무대 조건, 설비 및 기자재 설치 등 실무를 살펴보려는 데 목적이 있다.

22일 조간들 역시 ‘현송월’을 주요하게 배치했다. 다만 논조는 천양지차다.

▲ 조선일보 22일자 1면.
▲ 조선일보 22일자 1면.

조선일보는 관련 보도 1면 제목을 “‘玄 단장 불편해 하신다’… 訪南 뒤집기엔 한마디 못하는 정부”라고 뽑았다.

북한은 지난 19일 “20일 사전 점검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가 그날 밤 이유 없이 뒤집고 이 과정에서 북한 매체들이 “대북 제재 위반이니 뭐니 하는 잡소리들이 튀어나오고 있는데 남조선 당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는 유감 표명도 못하고 있다”(조선일보)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런 식으로 북한에 끌려가는 것은 향후 비핵화 대화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라며, “북한이 올림픽 참가 구실로 우리 정부에 갑질하고, 우리는 꼼짝하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도 “北 ‘역대 최악될 대회 구원해줬는데… 南은 대북제재 잡소리’”라고 제목을 뽑으며 “북한은 본지를 포함한 우리 언론의 남북 회담 관련 기사를 비난하는 논평도 잇따라 내보냈다. 기자 개인의 실명까지 거론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 22일자 3면.
▲ 조선일보 22일자 3면.
이를 테면,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역사의 오물통에 처넣어야 할 쓰레기 언론’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괴뢰보수 언론들의 악선전이 도수를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가 남측 선수들과의 공동 훈련을 위해 제공한 마식령스키장과 갈마 비행장에 대해 ‘낡고 불비한 설비’니, ‘위험한 장소’니 터무니없이 시비질한다”고 비난했다. 동아일보는 “북한 매체들의 비난은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해설했다.

조선일보는 4면 머리기사에서 “女아이스하키 경기마다 北 선수 3명 나온다”며 ‘부정적 뉘앙스’를 흘렸다. 5면에서는 “‘핵문제가 남북대화 중심돼야… 對北 압박 흐려선 안돼”라고 제목을 뽑으며 대북 압박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 참가를 밝힌 것은 현재 수준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며, 제재를 각개 격파하기 위한 첫 대상으로 한국 정부를 고른 것이란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썼다.

▲ 조선일보 22일자 4면.
▲ 조선일보 22일자 4면.
평화 강조하는 한겨레

반면 한겨레는 ‘평화’를 강조했다. 조선일보가 남북 간, 혹은 남남 간 갈등을 최대한 넓혀 보려는 편집과 논조를 보였다면, 한겨레는 최대한 좁혀보려는 편집을 보여줬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 제목을 “올림픽 한반도 선언 평화·흥행 ‘파격 선물’”이라고 뽑고 “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일 ‘올림픽 한반도 선언’을 통해 사상 첫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2018 평창겨울올림픽 출전을 승인하고, 북한 선수단 46명에게 평창올림픽 문을 개방한 것은 스포츠를 통한 남북의 긴장 완화가 올림픽 운동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2면에서는 “2년만에 경의선 육로 다시 열려… 시민들 관심은 ‘현송월’”이라고 제목을 뽑으며 현 단장 방남과 관련해, ‘경의선 육로 재개’에 의미를 부여했다.

▲ 한겨레 22일자 2면.
▲ 한겨레 22일자 2면.

한겨레는 “강릉 시민들은 현 단장 일행의 방문과 평화 올림픽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며 “대표단이 강릉역에 도착하자 수백명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스마트폰 등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선일보가 “무슨 일이냐. 대통령이라도 행차했느냐”, “설악산이 다 죽어가는데 금강산 전야제가 웬 말이냐”, “북한에 올림픽이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는 시민들의 부정적 반응을 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서도 한겨레는 “IOC가 먼저 ‘북 선수 5명 뛰게 하자’… 우리쪽 ‘3명까지만’”이라고 뽑았는데, 이는 “女아이스하키 경기마다 北 선수 3명 나온다”라고 제목을 뽑은 조선일보와 대조적이다. 경향신문도 2면에서 “이례적 ‘엔트리 확대’ 우리 선수들 모두 출장 가능”으로 긍정적인 뉘앙스의 제목을 선택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도 ‘평화’를 강조했다. 이 신문은 “남북이 함께하는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나아가는 본격적인 막이 오른 것”이라며 “(남북 접촉에) 불상사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지만, 혹 사소한 마찰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친척도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 부딪치게 된다”고 밝혔다.

▲ 한겨레 22일자 3면.
▲ 한겨레 22일자 3면.

한겨레는 남북 단일팀 논란과 관련해 “논란 과정에서 일부 야당 정치인과 보수언론의 태도는 도를 넘었다”며 “마치 좋은 약점을 잡았다는 듯 추정과 부풀리기 등으로 불을 지피려는 듯한 모양새는 볼썽사나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일팀을 여전히 반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땀 흘린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격려하고, 모든 게 낯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게 먼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이제는 논쟁을 잠시 접고, 남북 선수들이 함께 최선을 다하고, 남북이 함께 응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북한이 방문단을 보내기로 했다가 취소한 뒤 다시 내려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외교적으로 납득하기 힘들 뿐 아니라, 협상 상대방에게 대단히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한 뒤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과 예술단을 남쪽에 보내는 이유가 북한 주장대로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도록 하려면, 북쪽도 좀 더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국정원 “불편해하신다” 조중동 도마 위에

조중동 등 보수 신문이 도마 위에 올린 것은 현 단장을 경호한 국가정보원이었다. 국정원 관계자가 현 단장에게 방남 소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불편해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마라”며 접근을 막았다는 것.

▲ 중앙일보 22일자 5면.
▲ 중앙일보 22일자 5면.
중앙일보는 5면에서 “국정원 ‘불편해하신다, 질문 말라’… 현송월 ‘강릉 사람 따뜻’”이라고 뽑았고, 동아일보 역시 3면에서 “현송월에 질문 쏟아지자… 국정원 ‘불편해하신다’ 가로막아”라는 제목으로 크게 썼다.

조선일보 역시 “‘玄 단장 불편해 하신다’… 訪南 뒤집기엔 한마디 못하는 정부”라는 기사에서 이 소식을 전했다.

국민일보도 3면 “정부 관계자 ‘불편해하신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부는 서울역에서 현 단장에게 접근해 질문하는 취재진의 팔을 잡아끌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 동아일보 22일자 3면.
▲ 동아일보 22일자 3면.
MB 수사에 대한 언론사 사설은?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명품 구입 논란에 대한 비판 사설이 나왔다. 

박홍근 의원은 “(MB 최측근) 김희중 전 부속실장이 받은 국정원 특활비 중 3,000만~4,000만원 정도가 2011년 미국 국빈 방문 때 김 여사의 명품 가방 구입 등에 쓰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일보는 이번 폭로를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의 ‘논두렁 시계 사건’과 비교했다. 이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1억원짜리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일보는 “당시 야당은 노 전 대통령 부부 흠집내기이자 인격모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며 “어찌 보면 김 여사 명품 구입 논란은 논두렁 시계 사건 판박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정치인들이 확인되지도 않은 명품 구입설을 제기하며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사건 본질을 흐리고 MB측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일보는 “검찰이 수사 중인 내용을 거론하는 건 피의사실 공표로 범죄 행위”라며 “여권은 묻지마 식 폭로를 자제하고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기 바란다. 그래야 MB 관련 수사가 정쟁으로 변질되지 않고 사실관계에 의해 엄정히 규명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 한국일보 22일자 사설.
▲ 한국일보 22일자 사설.
세계일보도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겨냥한 여당 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 폭로전 행태가 실로 개탄스럽다”며 “과거 정권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놓고 현 대통령과 전전 대통령이 충돌하고 김 여사 명품구입설까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복수’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역지사지로 돌아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와 관련해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그분(이 전 대통령)밖에 없다. 국민께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실장 말대로 특활비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사건 전모가 나오는데도 정치보복 논란으로만 몰아가선 안 된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더 이상 국가적 혼란이 계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6면 기사(“MB 소환, 평창 올림픽 이전으로 앞당겨지나”)에서 “현재까지 검찰이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온 점을 감안하면 이 전 대통령 소환은 조만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특히 평창 올림픽 이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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