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상화폐 문제는 어떻게 보느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진땀을 뺐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청소년기자단이 청와대 대변인실과 협의해 청와대 춘추관을 찾았다. 기자 체험을 위해 청소년기자단 이름으로 국회를 찾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청와대 춘추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코리아플러스 주관 행사)

청소년기자단이 박수현 대변인을 상대로 쏟아낸 질문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민감한 정부 현안에 대해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면서 박수현 대변인도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수현 대변인은 “소속사와 이름을 밝히고 질문을 해달라”며 여유롭게 질의응답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첫 질문부터 개헌과 맞물린 내용이 나왔다.

원광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발전 문제 해결 방안을 물었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선 개헌을 할 수밖에 없다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파고드는 질문이다. 동시에 개헌 합의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상황도 고민해야 하는 내용이다.

이에 박 대변인은 “대변인도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러면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토균형발전 정책으로 전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발전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헌법이 강화가 돼야 하고 개헌을 할 수 있다면 지방 분권을 헌법에 담아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국회가 잘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질문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을 짚는 내용이 나왔다.

공주중학교 소속 한 학생은 “전 세계적으로 탈원전 계획이 나오는데 탈원전 계획에 대해서 어떻게 보느냐? 만약 탈원전을 한다면 원전을 대신할 다른 방안이 있느냐? 원전을 보호하려는 대책은 무엇이냐?”라며 연달아 질문했다.

박 대변인은 “정확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이름은 에너지 전환 정책이라고 한다”면서 “이 정부가 원자력이 나쁘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원자력이 안전하고 유익한 에너지인 것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 밀집도가 너무 높고,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게 막 드러나고 있으니 불안한 것이다.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40%로 외국에 비해서 굉장히 높다"며 탈원전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좋은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기자단의 질문 중 하이라이트는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관한 내용이었다.

남북은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에 대해 피땀 흘린 선수들을 무시한 일방적인 합의이며 왜 희생을 해야 하냐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화올림픽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적은 문재인 정부로서는 뼈아플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진천 선수촌을 방문해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만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 청와대 춘추관을 찾은 청소년 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상대로 지방분권과 탈원전 정책 등의 질문을 던졌다.
▲ 청와대 춘추관을 찾은 청소년 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상대로 지방분권과 탈원전 정책 등의 질문을 던졌다.

청소년 기자단 박아무개 학생은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박 대변인은 “형님들 기자분들보다 질문이 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는데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겠나라는 질문인데 첫째 엔트리가 23명인데 줄이지 않겠다는 것이고 플러스 알파로 출전 선수권을 따내는 것을 IOC와 협의하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흘린 피와 땀, 눈물이 결코 없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단일팀이 구성되면 세계인들로부터 얼마나 관심을 받겠나, 여자아이스하키를 알리고 저변을 확대하고 초중고실업팀을 만들고 홍보의 기회, 발전의 기회를 갖는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서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단일팀을 구성하게 되면 형님 누님 기자들이 기사를 많이 써줘서 관심 가질 만큼 유명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해 우려를 쏟아내는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계기가 무엇이냐”라는 난감한 질문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께 직접 물어보지 않아도 대변인은 대통령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간으로서 권리를 잘 보장받아서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꿈꿨을 것이고 이를 실현시킬 활동을 하다보니 인권변호사로서 권리를 적극 옹호하고 활동을 많이 해서 정치영역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어린이 학생 여러분도 꿈이 있죠. 꿈이 잘 이뤄져서 여기 계신 형님 누님보다 훨씬 훌륭한 기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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