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반 투표를 앞둔 뉴시스 노동조합이 투쟁 기금으로 1억 원을 모았다. 지난 9일 뉴시스 노사의 임금 협상 및 단체협상이 결렬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뉴시스 노조의 현 투쟁 동력을 실질적으로 확인한 사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지부장 신정원·뉴시스지부)는 18일 “투쟁 기금 모금 개시 만 하루 만에 1억 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해당 1억 원은 회사가 “지난해 성과를 구성원들과 공유하겠다”는 차원에서 지급한 인센티브다.

임협 과정에서 경영진은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임금을 많이 올렸기 때문에 임금 동결을 주장했고, 지난 호봉제와 연봉제가 섞여 있는 현재 임금 체계에서는 성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며 연봉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한 과거 대주주 전횡 등으로 법적 충당금을 쌓아놓지 않아 이를 쌓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성과가 날 경우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연봉제 직원들에게도 호봉제 선택권을 주고, 연봉제 직원들의 임협에 대한 기준, 성과평가 기준 등을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연봉제로 전환하려는 경영진의 시도가 ‘노조 길들이기’와 연관돼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9일 임단협이 결렬되자마자 다음날 회사는 뉴시스 신입 기자 채용 공고를 냈다. 회사가 신입 기자를 ‘포괄연봉제’로 뽑겠다고 밝혀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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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로고
▲ 사진=뉴시스 로고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회사는 지난해 성과라며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평균 7% 가량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뉴시스 지부는 “구성원들이 지난 1년간 기여한 것에 대한 보상은 타당하지만 이런 방식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뉴시스지부는 “임금을 더 받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노조할 권리, 편집권 독립, 연봉제 보호 장치 마련 등 노동 환경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지부는 “사측의 일방적 인센티브 지급은 2017년도 임단협이 파행으로 치달은 데 대한 책임을 피하고, 조합원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지부는 지난 15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구성원 의견을 모았고, 그 결과 이번에 받은 인센티브를 자발적으로 반납해 노조의 투쟁 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간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했다. 이번에 회사가 편집국에 성과급을 지급한 만큼 향후 노조가 투쟁 기금을 조합원들에게 되돌려줄 때 비편집국 조합원에게도 일부 전달하기로 했다.

▲ 뉴시스 노동조합은 투쟁기금 모금 하루 만에 1억 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진=istockphoto
▲ 뉴시스 노동조합은 투쟁기금 모금 하루 만에 1억 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진=istockphoto

뉴시스 지부는 지난 16일 오후 4시부터 투쟁기금을 모아 다음날인 1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1억 원을 돌파했고 18일 낮 12시 현재 1억1800만 원을 넘어섰다. 기금은 오는 21일 자정까지 모금할 예정이다. 노조는 투쟁기금을 사용할 경우 사전에 조합원들 동의를 받기로 했다.

신정원 지부장은 “사측은 쟁의행위를 앞둔 시점을 공략해 노조 분열을 꾀했겠지만 조합원들은 ‘돈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노조는 경영진의 편집권 지배와 개입을 막아 언론사로서 공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고, 내부적으로는 불합리한 임금 체계가 고착화하는 것을 막아 내겠다”라고 말했다.

뉴시스지부는 오는 22일까지 조합원들의 의견을 듣고 오는 23일과 24일 편집국장 임명동의제 쟁취·연봉제 임협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는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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