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업계에 ‘빅딜’이 일어났다. 미디어 기업 CJ E&M과  쇼핑몰 사업이 주력인 CJ 오쇼핑이 하나가 된다.

지난 17일 CJ E&M과 CJ오쇼핑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비율은 CJ오쇼핑과 CJ E&M이 각각 1:0.41이며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된 기업은 ‘미디어 커머스’를 지향한다. 허민회 CJ 오쇼핑 대표이사는 “아마존은 콘텐츠 시장을 확대하고, 알리바바도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는 등 전통적인 커머스와 미디어 시장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합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을 발표했다.
▲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을 발표했다.

미디어 커머스는 방송과 쇼핑이 결합된 전자상거래 방식을 말한다. CJ오쇼핑은 TV 홈쇼핑에 그치지 않고 웹드라마, 웹예능 등의 방식으로 콘텐츠와 상품 구매를 결합한 미디어 커머스에 주목해오며 ‘상품 기획력’을 축적하고 있다. CJ E&M은 TV, 영화, 공연, MCN 콘텐츠 및 콘텐츠 저작권을 활용한 IP(지적 재산권)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티빙을 통해 CJ E&M의 콘텐츠를 보면서 클릭 한번으로 등장인물이 입고 있는 물건을 CJ몰로 이동해 구입하거나, CJ오쇼핑이 CJ E&M의 콘텐츠나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해 드라마나 영화, 크리에이터 등을 활용한 상품 기획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CJ E&M 테마파크 사업인 ‘K컬쳐벌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기도 일산에 건립 추진 중인 K컬쳐벌리는 2021년까지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CJ 오쇼핑은 안정적인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 테마파크 건립 사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도 합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의 결합은 ‘글로벌 진출’과도 맞닿아 있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합병기업 측은 “상대회사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업은 정교한 빅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CJ E&M은 TV, 모바일, 소셜미디어 등의 이용자 분석데이터를 갖고 있다. 여기에 CJ오쇼핑의 커머스 빅데이터,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하면 미디어와 상거래 이용자에 대한 복합적인 정보를 가질 수 있어 상품이나 콘텐츠를 개인 맞춤형으로 큐레이션하는 등 마케팅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CJ E&M과 CJ 오쇼핑의 합병 설명회 자료.
▲ CJ E&M과 CJ 오쇼핑의 합병 설명회 자료.

이번 합병과 관련해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 입장에서는 이미 채널 및 콘텐츠 파워가 강력해진 CJ E&M을 활용해 판매 채널을 확대할 수 있고 자체 상품의 브랜드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기 쉬워질 것”이라며 “중국, 베트남, 태국 등에서 CJ E&M 콘텐츠와 시너지를 창출할 경우 파급력은 더 높아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와 커머스라는 결합이 현재로서는 다소 생소하다”면서 “쇼핑 사업 측면에서 시너지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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