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자유한국당에서 개최한 당 혁신위원회 ‘제1차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에는 참여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가 1시간30분 동안 강연에 나섰으나 강연 내용에는 당직자나 기자들 모두 큰 관심이 없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강연이 시작된 지 5분 정도 지나자 자리를 떴고, 이어 주요 당직자들도 자리를 떠났으며, 이날 기자들은 강의 내용 외 김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에만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2시30분 행사가 시작하자마자 모두발언을 통해 “김용태 혁신위원장이 12월 임명된 이후 삼고초려, 오고초려를 해 훌륭한 핵심 위원들을 최종으로 선발하고, 우리당 제 2기 혁신위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며 “오늘날 자유한국당이 이런 엄청난 실패와 좌절을 우리가 빨리 헤쳐나갈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신보수주의의 가치 아래 정비를 통해 국가개혁을 자유한국당이 선도해야 한다”며 “제가 평소에 존경하던 김병준 교수가 와주셔서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김병준 교수의 강의가 시작된 지 5분 정도가 지나자 자리를 떴다.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당 혁신위원회 주최 '제1차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이 열렸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는 중에, 옆자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리는 비어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당 혁신위원회 주최 '제1차 신보수주의 국가개혁 심포지엄'이 열렸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는 중에, 옆자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리는 비어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날 김병준 교수는 “보수든 진보든 문제가 많다”며 어떤 진영이든 1960~1970년대 국가주의 방식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예로 김 교수는 국정 교과서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개입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국가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국정교과서를 만드는 시대는 말이 안된다”며 “건국절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교과서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국정 교과서로 역사의식을 해결하겠나, 보수가 길을 잃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또한 가상화폐에 대한 논의를 하는데 법무부가 왜 주무부처가 되냐”며 “개인 간의 거래가 발달한 이 세상에, 법무부가 이를 쥐고 금지하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야 모두 국가주의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강의가 30분 가량 지속되자, 자유한국당 주요 당직자들은 자리를 떠났다. 이미 김성태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운지 오래라 다른 당직자들도 쉽게 자리를 떠나는 것처럼 보였다. 3시10분 정도에는 자유한국당 혁신위 관계자 외에는 거의 모두 자리를 떠났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몇몇 기자들 역시 강연이 끝난 후 자유한국당 혁신위의 내용보다는 김병준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만 질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정책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지만,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로 임명을 하기도 했다.

서울 시장 출마에 대한 질문에 김병준 교수는 “제의가 없었다”며 “제의가 들어오면 그때 다시 물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서울시장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듯한 분위기를 흘렸다. 김 교수는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잡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마이크를 잡는다는 것은 정치를 하고 싶다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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