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뉴스통신사 뉴시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지난 9일 최종 결렬된 가운데 뉴시스 노동조합이 경영진을 향해 “사측이 16개월 간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단협안을 거부해 온 것은 ‘노조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지부장 신정원)는 10일 성명을 통해 “2016년 10월 임단협을 시작한 이래 24차례 교섭을 진행하는 동안 노조는 3번이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임금 동결 및 단협안 거부 입장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며 “재무제표 등 경영 자료는 물론이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밝히지 않으면서 노조에 일방적인 양보만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죽하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이 ‘교섭을 많이 했지만 사실상 교섭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뉴시스지부는 “지방노동위원회 쟁의 조정 과정에서도 노조는 합의 타결을 목표로 진정성을 갖고 임했고 만족스럽진 않지만 파국을 막기 위해 조정안도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사측은 이 기간 동안 데스크 회의를 소집해 ‘호봉제 임금 동결’, ‘호봉제 조합원의 연봉제 전환 개별 설득’, ‘연봉제 야근 투입’ 등을 지시했고 단체협약 위반 소지가 있는 개별 연봉 협상을 재개해 분란만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뉴시스지부는 “사측은 지난 1년여 동안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연봉제 채용, 연봉제 개별 협상, 육아휴직 복귀자 지방본부 파견, 편집국 내 CCTV 설치, 야근 최소화, 연수 규정, 구성원 평가 등이 모두 근로조건과 관련된 것인데도 인사권, 경영권을 주장하며 노조와의 협의를 거부해왔다”며 “개별 조합원들에게 틈만 나면 노조와 집행부를 험담하고, 임금 인상을 대가로 조합 탈퇴나 조합 활동을 하지 말라고 종용한 것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홍정호 머니투데이그룹 총괄사장이 불과 보름여 전 회사 송년회에서 ‘다 잘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단 말이냐”며 “이것이 정녕 ‘무노조 경영’을 자랑삼는 머니투데이그룹 경영진의 실체냐”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그룹은 지난 2014년 뉴시스를 인수했다.

▲ 뉴시스
▲ 뉴시스

뉴시스지부는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조직적 대응과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며 중간 간부들을 향해서도 “경영진의 편집권 개입을 당연시하고 구성원들의 권리와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의 분노가 어디까지 닿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회사 수익이 날 경우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앞으로도 노조와 대화 창구를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정문재 뉴시스 경영기획실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성명에서 ‘노조 길들인다’고 했는데 노조와 입장이 달랐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며 “회사 성장에 따른 성과를 구성원들에게 성과급 형태로 나누겠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노조가 이를 믿어주지 않아 회사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과거 대주주 문제가 많았는데, (새 대주주가 오고 나서) 그런 문제들을 고치고 시스템을 갖춰가는 과정”이라며 “현재 대주주는 배당도 하지 않고 있는데 이 정도면 노조도 (회사 말을) 믿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 생각 차이로 조정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대화를 이어가며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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