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 청년 정책을 비판하면서 일본 아베 정권의 정책은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아베 정권의 ‘취업률 100%’가 ‘아베노믹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의 취업률이 높아진 배경에는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대표는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Go! With 청년-2030 청년 신년인사회’(이하 청년 신년인사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정책들은 청년들과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고 좌파 운동권, 시민단체, 귀족 노조로 이어지는 철의 삼각 연대 신기득권 좌파세력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청년 신년인사회에는 약 300여 명의 자유한국당 당원, 대학생 위원회 청년들이 참가했다.

홍준표 대표는 청년들에게 “청년들이 착각하는 것이, 문재인 수구좌파 세력이 청년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시행한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도 올리고, 현금을 손에 쥐어주면 당장 청년 입장에서는 좋게 보일 수 있지만 최저임금을 적정 수준 이상 올리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청년과 서민이다. 당장 일자리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의 아이들은 특목고와 일류대로 보내 기득권층을 만들면서 청년을 선동해 좌파광풍의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청년들이 포스트잇에 붙인 질문을 고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정민경 기자
▲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청년들이 포스트잇에 붙인 질문을 고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정민경 기자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일본 아베 정권을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아베 정권에 대한 청년 지지율이 70%가 넘는다”며 “그 이유는 100% 취업률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아베정권이 경제 운용을 잘해서, 청년 일자리가 넘쳐난다고 한다”며 “아베 정권은 문재인 정권처럼 청년에게 돈 몇 푼 쥐어주는 정책을 펼치지 않고, 현혹시키는 정책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 통한다는 게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일본에서 젊은 층의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중장년층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아베 내각과 자민당의 지지율은 20대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직전 실시된 아사히신문 투표의향 조사에서 18~29세 연령층이 자민당을 선택한 비율은 41%였고 이는 전 연령 평균인 34%를 웃돌았다.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당시 NHK가 시행한 출구 조사에서도 응답한 사람 중 자민당에 투표한 사람의 비율은 20대가 50%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42%, 40대 36%, 50대 34%, 60대 32%, 70대 이상이 38%였다.

그러나 홍 대표의 주장처럼 일본 청년 취업률이 높은 이유가 아베 정권의 정책 영향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의 취업률이 높아진 것은 일본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1%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생산 가능 인구가 최근 20년 사이 1000만 명 가량 줄었다. 또한 지난해 구직자 1명당 1.36개 일자리가 있을 정도로 노동시장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일본에선 청년 취업률보다 중장년 취업률이 취업률 상승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은 지난해 11월 일본 총리 선거 이후 쓴 시사인 기사 ‘아베노믹스 너머 일본의 진짜 희망’에서 “청년 일자리가 늘었다기보다, 중장년의 일자리가 늘었고 일본의 취업률 증가는 아베노믹스의 성공이라기보다 생산가능인구의 격감으로 노동할 인구가 줄은 결과”라며 “아베 노믹스가 성공이라고들 하지만,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청년 세대 일자리보다 노인세대 일자리가 늘었고, 여성도 3040 세대보다 고령자 쪽에서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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