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회동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9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칼둔 특사가 언론보도에  약간 유감을 최초 표명했고, 임 실장이 이에 대해 한국과 아랍이 친구이고 그 위치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의 UAE 방문 화답 형식으로 방한한 칼둔 청장이 각종 의혹을 제기한 한국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의혹이 억측이거나, 의혹이 맞다 하더라도 국익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UAE 측 불만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칼둔 청장은 한국과 UAE 사이를 ‘결혼’이라고 표현하면서 ‘결혼 생활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아랍의 속담으로 좋지 않은 것도 좋게 되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해소하는 방안은 오늘 회동에서 UAE와 긴밀하게 많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회동 분위기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하나 양국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협력관계를 유지해가기로 했다”며 “중동지역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스스로 자문을 심도있게 하는 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국의 ‘구두’ 합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임 실장과 칼둔 특사는 한국과 UAE 양국이 그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해놓은 현황을 평가”했다면서 앞으로 양국간 채널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칼둔 청장은 에너지 전자 산업 분야와 관광 분야 등에서 양국의 기존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임 실장은 양국의 제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어 3시간 넘게 진행된 회동에서 칼둔 청장은 태양광 재생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한국 기업 기술력의 협력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12월10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이 12월10일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임종석 실장 UAE 방문은 이명박 정부 당시 원전 수주를 위해 군사자동개입 조항을 넣은 군사협정이 문제가 돼 이를 수습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지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에선 제반 협력 관계를 얘기하면서 국방 분야도 포함돼 논의했지만 ‘양해각서’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칼둔 청장이 방한하면 언론이 제기한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한국과 UAE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회동에서 확인한 만큼 매듭 짓기를 원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칼둔 청장이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가 봉합 수준에 이르렀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체결된 군사협정이 문제가 됐다면 앞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어떤 해결 방안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임 실장과 회동을 마친 칼둔 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맺었던 양해각서 협정 문제가 회동에서 논의가 됐는지 없었다면 그대로 유지되는 건가’라는 질문에 “(칼둔)특사의 (대통령)예방이 이뤄지고 그 과정을 거치면 다시 말씀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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